미국의 필립 크롤리 국무부 대변인(사진)이 소신 발언 탓에 사임했다.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13일 "내 발언의 영향을 감안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이자 대변인에서 사임한다"고 말했다. 그의 중도하차는 폭로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국무부 전문을 유출한 혐의로 수감 중인 브래들리 매닝 일병과 관련한 발언이 화근이었다.

매닝 일병은 최근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군기지 구치소로 이송된 이후 "가혹한 상황을 겪어야 했다"며 "자살 감시 과정에서 속옷을 제외한 모든 옷을 벗어야 했고 심한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지난 10일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가진 소규모 행사를 통해 매닝 일병의 구금과 관련한 이 같은 국방부의 일 처리에 "터무니없고,비생산적이며,어리석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매닝 일병에 대한 언급은 매일 국가 안보기관에 의해 이뤄지는 행동의 넓고 전략적인 영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26년간 공군에서 복무하다가 1999년 대령으로 퇴임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는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특별보좌관 등을 지내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2009년 5월부터 대변인을 맡아왔다.

국무부 대변인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을 맡다가 국무부 공보담당 수석 부차관보로 자리를 옮긴 마이크 해머가 대행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