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일본 대지진 여파로 500선 초반대로 가라앉았다.

14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57포인트(3.00%) 급락한 502.98로 장을 마쳐 나흘 연속 하락 마감했다. 지수는 약세로 장을 출발한 후 장중 낙폭을 키워 한때 496.12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이 나흘째 '팔자'에 나서 11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정보기술(IT) 부품, 방송서비스, IT 하드웨어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69억원, 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건설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엔터테인트먼트사 에스엠이 하한가로 밀려 이 종목이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출판·매체복제가 8%대 폭락했다. 카지노업체 파라다이스가 시총 1위에 올라있는 오락·문화도 7%대 급락했고, 외국인이 많이 내다팔고 있는 정보기술(IT)부품업종도 4% 가까이 밀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서울반도체, OCI머티리얼즈, 에스에프에이를 제외한 시총 상위 1∼10위 종목들이 모두 내렸다.

일본 강진 여파로 에스엠 등 엔터테인트먼트 관련주들이 급락했다. 에스엠을 비롯해 배우 배용준씨가 대주주로 있는 키이스트, 가수 비의 소속사인 제이와이피엔터 모두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여행주들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모두투어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고 하나투어가 13% 넘게 밀렸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관심이 일본 강진 반사이익 관련주와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업종 대표주로 옮겨가면서 코스닥지수가 급락했다고 진단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일본 강진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업종으로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면서 "IT부품주의 경우 대형주보다 상대적으로 수혜를 못 입을 것이란 전망과 그동안 많이 오른 주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내림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00년대 들어 일본 증시와 코스피지수 간 연관성은 낮아졌지만, 오히려 코스닥지수와의 연관성은 높아진 점이 있다"며 "이날 일본 증시 급락 여파도 일부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선 하한가 33개를 비롯해 815개 종목이 하락했다. 상한가 18개 등 186개 종목만이 상승 마감했고, 29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