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군 병력이 바레인 반정부 시위 진압을 지원하기 위해 바레인에 진입했다. 바레인 반정부 시위가 중동 국가 간 유혈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AFP통신은 14일 사우디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1000여명의 사우디 군 병력이 지난 13일 바레인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이번 조치가 바레인 정부의 반복적인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바레인 현지 일간 걸프데일리뉴스도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협의회(GCC) 연합 보안군이 바레인의 주요 전략시설들을 보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바레인 야권은 "외국군의 진입은 전쟁 선포나 다름없는 일"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바레인 최대 시아파 정당인 이슬람국가협의회(INAA)를 비롯한 야권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레인에 대한 주변 아랍국가의 개입은 바레인에 전쟁을 선포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바레인 반정부 시위에 사우디가 군병력을 투입함에 따라 자칫 중동 국가 간 분쟁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바레인에서) 시아파 시위대원들이 사망하면 시아파 국가인 이란이 개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레인 정부가 사우디에 군병력 지원을 요청한 것은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레인에선 이날 수도 마나마의 금융 중심지인 파이낸셜하버센터 인근에서 시아파 수천 명이 모여 수니파의 권력독점과 시아파 차별을 없애라고 촉구했다.

한편 리비아 내전은 카다피군의 우세로 기울고 있다. 시민군은 지난 13일 카다피군의 공세로 인해 동부 도시 브레가에서도 밀려나 더 동쪽에 있는 도시로 퇴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카다피군이 브레가로부터 20㎞ 떨어진 우카이라와 비셰르를 빼앗으며 진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기훈/강경민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