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및 중소형주 투자자들은 14일 다시 한번 상대적 박탈감을 맛봐야 했다. 코스피지수가 상승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15.57포인트(3.0%) 급락,502.98로 장을 마감해 500선을 간신히 지켰다. 올 들어 가장 큰 하락폭이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셀트리온 CJ오쇼핑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는 일본 산업 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혜와는 거리가 먼 종목들"이라며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나오는 가운데 뉴스에 민감한 개인도 쉽게 매수에 나서지 못해 지수 하락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일본 후쿠시마현 원자력발전소 폭발과 관련해 원전주들이 급락했다.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세계적으로 불기 시작한 원전 증설 바람이 사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한전KPS가 14.75%(6100원) 하락한 3만5250원에 장을 마친 것을 비롯해 두산중공업(-10.77%)모건코리아(-14.76%) 비에이치아이(-14.22%) 우진(-7.01%) 등도 급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저탄소와 맞물려 전 세계에 불어닥친 '원자력 르네상스' 바람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통 · 카지노 · 여행업종도 일본 관련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직격탄을 맞았다. 면세점의 일본인 이용객 비중이 20%에 달하는 호텔신라는 9.84% 하락했고,롯데미도파(-6.85%) 현대백화점(-2.68%) 롯데쇼핑(-1.76%) 등도 밀렸다.

카지노주는 일본 방문객 비중에 따라 낙폭이 차이났다. GKL은 14.62% 급락했고 파라다이스는 11.37% 내렸다. 작년 기준으로 GKL의 일본 방문객 수 비중은 48.2%,파라다이스는 19.1%에 달한다. 외국인 방문객 비중이 1%에 불과한 강원랜드는 보합으로 마감했다.

일본여행 수요 위축 우려로 모두투어(-14.99%)와 하나투어(-13.74%)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에스엠제이와이피엔터 키이스트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들은 대지진이 한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에 하한가로 떨어졌다.

반면 내진설계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관련주가 일제히 상한가로 치솟았다. 진동을 흡수하는 관이음쇠 제조업체 AJS와 내진용 교량 부품을 생산하는 유니슨,삼영엠텍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지진으로 일본과 미국 간 해저케이블이 손상됐다는 소식에 해저케이블 공사업체인 KT서브마린도 상한가에 올랐다. 해저터널 관련주로 분류되는 동아지질(14.70%)과 한국선재(8.20%)도 급등했다.

노경목/한민수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