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Trend] 선수ㆍ감독ㆍ구단주 국적제한 없어…英프리미어리그 성공비결은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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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org 경영노트
한일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한일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경기 수준과 시장 규모 등에서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로 평가받는다. EPL은 유럽축구연맹(UEFA)의 경기력 평가에서 2008년부터 매년 1위를 차지했고 연간 매출액은 23억유로(3조6000억원),관중 수는 1300만명을 넘는다. 하지만 EPL이 처음부터 최고의 명성을 누렸던 것은 아니다.
출범 첫해인 1992년 EPL은 유럽축구연맹(UEFA)의 경기력 평가에서 중위권인 13위에 그쳤다. EPL 출범 전인 1980년대 후반 잉글랜드 프로축구는 리버풀(잉글랜드)과 유벤투스(이탈리아) 팬 사이에 벌어진 싸움으로 수십명이 숨진 헤이젤 참사 이후 5년간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당하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다.
침체에 빠진 잉글랜드 프로축구가 EPL 출범 불과 20년 만에 세계 최고의 리그로 성장한 비결은 △개방성에 기반한 다양성 △상호작용을 통한 공동 발전 △경쟁을 촉진하는 선별 메커니즘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EPL은 경기 수준을 높이고 구단 수입을 늘리기 위해 전 세계에서 선수와 지도자를 영입한다. EPL은 유럽에서 국적에 대한 제한이 가장 적다. 스페인은 팀당 비유럽 선수를 4명까지 뛰게 할 수 있고 독일은 자국 선수를 12명 이상 보유해야 하는 반면,EPL은 잉글랜드 및 웨일스에서 유소년 축구교육을 받은 선수를 8명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만 두고 있다. EPL의 외국인 선수는 출범 당시 11명에서 260명으로 늘었다. 카를로 안첼로티 첼시 감독(이탈리아)과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프랑스) 등 상위권 팀의 지도자 중에서도 외국인이 많다.
외국인의 구단 소유를 제한하는 스페인이나 독일과 달리 EPL은 외국 자본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첼시는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인수했고,맨체스터시티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재벌인 셰이크 만수르가 갖고 있다.
EPL은 구단 간 상호작용을 통한 공동 발전을 추구한다. 20개 구단은 EPL 연맹을 통해 리그와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린다. 또한 맨체스터 더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체스터시티),북런던 더비(아스날-토트넘) 등 지역 내 라이벌전을 통해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EPL은 리그 내에서 선수나 감독의 영입과 임대가 자유로워 단기간에 팀 전력 향상이 가능하다.
성적과 인기에 따라 팀 간 희비가 엇갈리는 경쟁 체제도 EPL의 특징이다. 한 시즌이 끝나면 EPL 하위 3개 팀은 다음해 하위리그인 챔피언십리그로 떨어지고,챔피언십리그의 상위 3개 팀이 EPL로 올라간다. 하위 리그로 추락하면 입장료 수입이나 TV 중계권료 수입이 줄게 돼 각 팀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전력을 기울인다. 상위권 팀들은 리그 우승과 상위 4개 팀에만 주어지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기 위해 시즌 막판까지 최선을 다한다. 성적이 좋고 TV 중계가 자주 되는 구단은 유니폼 광고와 축구용품 계약에서도 더 큰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다.
EPL의 성공은 한두 개 구단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연맹과 팬,스폰서 기업,방송사 등이 유기적인 축구 생태계를 조성한 결과다. 기업도 개별 기업의 경쟁력만으로 생존과 번영을 보장받는 시대는 끝났다. 개방성과 다양성,상호작용과 경쟁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 속에서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ilyoung.han@samsung.com
출범 첫해인 1992년 EPL은 유럽축구연맹(UEFA)의 경기력 평가에서 중위권인 13위에 그쳤다. EPL 출범 전인 1980년대 후반 잉글랜드 프로축구는 리버풀(잉글랜드)과 유벤투스(이탈리아) 팬 사이에 벌어진 싸움으로 수십명이 숨진 헤이젤 참사 이후 5년간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당하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다.
침체에 빠진 잉글랜드 프로축구가 EPL 출범 불과 20년 만에 세계 최고의 리그로 성장한 비결은 △개방성에 기반한 다양성 △상호작용을 통한 공동 발전 △경쟁을 촉진하는 선별 메커니즘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EPL은 경기 수준을 높이고 구단 수입을 늘리기 위해 전 세계에서 선수와 지도자를 영입한다. EPL은 유럽에서 국적에 대한 제한이 가장 적다. 스페인은 팀당 비유럽 선수를 4명까지 뛰게 할 수 있고 독일은 자국 선수를 12명 이상 보유해야 하는 반면,EPL은 잉글랜드 및 웨일스에서 유소년 축구교육을 받은 선수를 8명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만 두고 있다. EPL의 외국인 선수는 출범 당시 11명에서 260명으로 늘었다. 카를로 안첼로티 첼시 감독(이탈리아)과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프랑스) 등 상위권 팀의 지도자 중에서도 외국인이 많다.
외국인의 구단 소유를 제한하는 스페인이나 독일과 달리 EPL은 외국 자본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첼시는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인수했고,맨체스터시티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재벌인 셰이크 만수르가 갖고 있다.
EPL은 구단 간 상호작용을 통한 공동 발전을 추구한다. 20개 구단은 EPL 연맹을 통해 리그와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린다. 또한 맨체스터 더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체스터시티),북런던 더비(아스날-토트넘) 등 지역 내 라이벌전을 통해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EPL은 리그 내에서 선수나 감독의 영입과 임대가 자유로워 단기간에 팀 전력 향상이 가능하다.
성적과 인기에 따라 팀 간 희비가 엇갈리는 경쟁 체제도 EPL의 특징이다. 한 시즌이 끝나면 EPL 하위 3개 팀은 다음해 하위리그인 챔피언십리그로 떨어지고,챔피언십리그의 상위 3개 팀이 EPL로 올라간다. 하위 리그로 추락하면 입장료 수입이나 TV 중계권료 수입이 줄게 돼 각 팀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전력을 기울인다. 상위권 팀들은 리그 우승과 상위 4개 팀에만 주어지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기 위해 시즌 막판까지 최선을 다한다. 성적이 좋고 TV 중계가 자주 되는 구단은 유니폼 광고와 축구용품 계약에서도 더 큰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다.
EPL의 성공은 한두 개 구단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연맹과 팬,스폰서 기업,방송사 등이 유기적인 축구 생태계를 조성한 결과다. 기업도 개별 기업의 경쟁력만으로 생존과 번영을 보장받는 시대는 끝났다. 개방성과 다양성,상호작용과 경쟁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 속에서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ilyoung.han@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