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대지진 여파로 14일 일본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거렸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긴급 유동성 지원을 위해 18조엔(247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2차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달러를 계속 풀고 있는 미국과 함께 글로벌 유동성 팽창의 또 다른 계기로 작용해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이날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 평균주가는 지난 주말에 비해 633.94엔(6.18%) 급락한 9620.49엔으로 마감했다. 닛케이 평균주가는 2.05% 하락세로 출발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이 커졌다.

오후로 접어들 무렵 후쿠시마 원전 3호기가 폭발하고 대형 쓰나미가 또다시 일본을 덮칠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 한때 9578.65엔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닛케이 평균주가가 1만엔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2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일본은행은 금융시장에 대한 대지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7조엔과 8조엔을 투입했다. 1회 자금 투입 규모로는 두 번 모두 최대다. 하루 합계치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일본은행은 또 16일 3조엔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이날 제로 수준(연 0~0.1%)인 정책금리를 동결했으며,35조엔 규모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40조엔으로 늘렸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대지진과 쓰나미로 타격받은 지역의 13개 금융회사에 총 550억엔을 긴급 지원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유동성 확보와 시장 신뢰 유지를 위해 긴급자금 방출을 결정했으며 자금 규모를 예상보다 대폭 확대했다. 당초 7조엔 규모를 검토했으나 이후 12조엔→15조엔→18조엔으로 늘렸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외환시장 투기를 척결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 총리의 발언과 일본은행의 대규모 자금 투입으로 엔 · 달러 환율은 이날 하락세에서 상승(엔화가치 하락)세로 돌아섰다. 엔 · 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81엔대로 떨어졌으나 오후 들어 82엔대로 올라섰다.

박준동/장성호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