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으로 전날 폭락했던 엔터테인먼트 종목들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15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소녀시대', '동방신기' 등의 소속사인 에스엠은 전날대비 250원(1.36%) 하락한 1만8150원을 기록중이다. 전날 하한가에 이은 약세다. 에스엠의 주가는 최근 4거래일간 하락했다. 이로인해 시가총액도 2965억원으로 3000억원을 밑돌고 있다.

반면 배용준, 김현중의 소속사인 키이스트의 주가는 전날대비 90원(3.93%) 오른 2380원이다. 키이스트 주가 역시도 전날 하한가로 곤두박질 쳤지만, 이날은 장초반부터 반등하는 모습이다. 키이스트의 시가총액은 300억원이다.

시가총액상 회사의 규모는 10배 가량 차이가 난다. 따라서 단순한 비교는 어렵지만, 엔터테인먼트의 수요층이 '기호'에 따라 움직이는 감안하면 투자심리를 대변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에스엠의 주가 약세 원인은 아티스트들의 본격적인 활동시점이 임박했다는 데에 있다. 샤이니는 이번 달 일본 진출이 계획되어 있었고, 소녀시대는 '미스터택시' 싱글을 오는 4월14일 발매하고 아레나투어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SM소속 주요 가수들이 출연하는 ‘SM타운 라이브’ 콘서트가 다음달 9~10일 도쿄돔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도 불투명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일정을 불가피하게 변경할 가능성도 있고, 대규모 행사라는 점에서 관객을 끌어모으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주가에도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에스엠은 아이돌(idol)이 주를 이루는 회사에다 해외매출이 42%에 달한다. 때문에 일본 지진의 비극과 아이돌의 활동과는 분위기상 조합이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이현정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스엠은 일본에서의 활동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라며 "일본 대지진이 장기화될 경우 △수요위축 △활동일정 지연 △엔화약세 등으로 모멘텀이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키이스트의 주가는 반등하고 있다. 키이스트는 소속 연예인들이 대부분 연기자다. 직접적인 진출 보다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한 간접 진출이 많기 때문에 일본 지진에 따른 피해가 적다는 판단이다.

더군다나 일본의 대표적인 한류스타인 배용준이 일본 내각부 산하 정부 기금에 10억원을 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호감을 사고 있다. 선행과 기부로 '욘사마' 열풍을 지속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모습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