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일본 지진피해와 원전 폭발로 한국 수출 경쟁력과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5일 ‘동일본 대지진의 파급 영향과 대응’보고서를 통해 “일본 엔화 약세로 한국 수출품의 가 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일본 경기 침체로 대일 수출도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달러당 엔화 가치는 장기적으로 하락이 예상된다”며 “100엔당 원화값(원·엔환율)도 1300원대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커 일본제품과 경쟁관계인 한국 수출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엔화가치는 일본 정부가 재해 복구를 위해 10조엔의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이를 위해 국채를 대거 발행함에 따라 장기적으로더 떨어질 전망이다.특히 연구원은 “일본과 수출품목이 겹치는 전자직접회로 선박 승용차 석유화학 자동차부품 등 5개 품목에서 국내 수출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부품소재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조업체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지난해말 현재 국내 부품소재 수입액 1514억달러 중 일본 수입 비중은 25.2%였다.일본내 소비 및 투자 심리가 악화될 경우에는 일본에 대한 수출도 차질이 예상된다.지난해 대일 수출은 281억8000만달러로 한국의 총 수출의 6%를 차지했다.

엔화 약세와 지진 여파로 한국 관광객도 줄어들 전망이다.한국 관광산업의 일본 비중은 34.4%다.연구원은 “관광심리가 위축되고 엔화약세가 장기화되면 성수기인 4~5월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앞으로 일본 국채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995년 한신 대지진 당시에도 일본은 국채발행 규모를 1년만에 9.3%증가시켰다”며 “이번 지진에 따른 GDP대비 복구 비용이 과거 한신 대지진 때(0.7%)에 비해 두배 이상 많은 1.9%로 예상됨에따라 막대한 국채발행으로 금리도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지난 1월 현재 일본 정부의 국채잔액은 721조엔이다.

일본의 재정 부실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연구원은 “일본의 GDP대비 국가부채비율이 과거 한신 대지진 당시(92.4%)의 2배가 넘는 225.9%(지난해말 기준)를 보이고 있어 국채 발행에 따른 재정 부실도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지진에 따른 한국의 대응 과제로 △수출 품목과 지역 다변화 추진△부품 소재 국산화 및 수입선 확대 노력 강화△외국인 관광객 유치 계획 재수립△주력 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 확보 등을 제시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