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일본 원전 폭발 소식에 연중최고점을 경신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1원 오른 1134.8원에 장을 마감했다. 환율이 1130원대에서 장을 끝낸 것은 지난달 24일 1131.2원 이후 12거래일 만이다.

장 초반 원달러 환율은 역외 환율이 1120원 중반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자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전일종가보다 5.2원 내린 1124.5원에 출발한 환율은 비슷한 거래 수준에서 내림세를 이어갔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이 1.4달러대를 육박하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도 선전하는 등 장 초반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모습이었다.

전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이 1125.5/1126.5원에 최종 호가됐다.

그러나 오후 12시를 전후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4호기 원자로 건물에서 수소폭발이 발생, 화재가 났다는 소식에 상승 반전을 시도했다. 방사능 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매수 심리를 부추겼다.

이 무렵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급락세를 나타내며 장 한때 14% 이상 폭락했다. 이에 국내 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주요 증시들은 일제히 급락, 한순간에 2~4%대가량 떨어졌다.

환율은 역외 매수세에 장중 연고점을 경신하며 1138원까지 올랐다가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에 상단을 가로막히며 고점 대비 오름폭을 줄여갔다. 시장참가자들은 외환 당국이 개입성 매도에 나서며 환율 급등을 제한했다고 추정했다.

조재성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증시는 리먼 사태 당시 7000선까지 무너져내린 경험이 있다"며 "추가적인 이슈에 따라 더 떨어질 여지가 있고 서울 환시 역시 이에 따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특별한 이슈가 없을 경우 1130원 부근 박스권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되찾을 수도 있지만, 일본 이슈에 따라 단기적으로 1150원선까지 상단이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7.31포인트(2.40%) 내린 1923.93를 기록, 외국인투자자는 22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니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015.34포인트(10.55%) 폭락한 8605.15로 마감했다.

이날 일본은행(BOJ)는 8조엔의 단기 자금을 추가 공급했다. 또 16~17일 이틀간 12조엔 규모의 유동성을 더 풀 계획이라고 밝혔다. BOJ는 전일 15조엔의 단기 자금을 공급과 16일까지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통해 3조엔을 더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41.37포인트(1.41%) 하락한 2896.26에 장을 마쳤다. 대만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743.82포인트(3.21%) 급락한 22602.05를 기록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81.63엔에 거래 중이며, 유로달러 환율은 1.391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