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호쿠 르포] 멈춰선 日 제조업…거리 곳곳에 '가동중단' 푯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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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부품사 연락 안돼 '발동동'
기린맥주 등 식품업계도 직격탄
NEC, 조업재개 불가능 상태
기린맥주 등 식품업계도 직격탄
NEC, 조업재개 불가능 상태
도쿄에서 동북부 쪽 지진피해 지역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했다. 강진으로 센다이공항이 폐쇄되고,북부지역 곳곳에서 신칸센 운행이 중단되면서 일반 도로를 이용해야 했다. 북쪽으로 가는 고속버스 출발지는 신주쿠 등 몇 곳이 있으나 많은 버스회사들이 운행편수를 감축해 표 구하기가 어려웠다. 이케부쿠로 버스터미널에서 2시간가량 기다린 끝에 표를 사 14일 오후 니가타로 출발했다.
도쿄에서 6시간가량 걸려 도착한 북부지방은 아직 한겨울이다. 니가타로 오는 고속도로 주변에는 2,3m씩 눈이 쌓여있다.
일본 제조업 중심지인 도호쿠(東北) 지역의 아오모리,이와테,미야기,후쿠시마 등 4개 현의 부품 및 조립공장들은 정전과 단수,설비 손상 등으로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자동차 및 전기전자 제품을 수출하는 태평양 쪽 항구도 폐쇄된 곳이 많아 산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자동차 · 전기전자산업 직격탄
혼다자동차는 국내 자동차 공장의 조업을 오는 20일까지 전면 중단한다. 도호쿠지방에 거점을 둔 110여개 거래 부품업체 중 15일까지 40개사가 연락두절 상태다. 오는 18일 예정된 신형차 '피트셔틀' 시판도 무기 연기했다. 도요타자동차,다이하쓰,스즈키는 16일까지,이스즈자동차는 18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부품조달 차질 등 혼란이 계속될 경우 조업 중단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기전자 업체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NEC는 도호쿠지방에 보유한 3개 공장의 조업이 불가능한 상태다. 소니의 도호쿠,간토지방 8개 공장도 휴업에 들어갔다. 이와테,미야기현 등에 있는 6개 공장의 조업을 중단한 후지쓰는 다른 지방으로 생산을 이전할 방침이다. 반도체업체인 르네사스엘렉트로닉스는 7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국내 생산시설의 3분의 1가량이 휴업했다.
주요 수출 품목인 디지털카메라 업계도 타격을 입었다. 니콘은 고급 디지털 카메라를 생산하는 미야기현 소재 '센다이니콘' 등 4개 공장 설비가 손상을 입어 생산을 중단했다. 캐논도 후쿠시마 공장 등 전국 8개 공장이 휴업에 들어갔다.
제지 및 식품 등 내수산업으로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제지업의 경우 도호쿠지방에 생산공장이 많아 인쇄용지의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제지그룹은 도호쿠지방 내 6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식품업계에도 피해가 본격화하고 있다. 기린맥주는 센다이공장의 저장탱크 4기가 파괴돼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삿포로맥주도 센다이 등 2개 공장,아사히맥주는 후쿠시마 등 2개 공장이 멈춰섰다.
◆일본 제조업 피해 장기화 우려
도호쿠지방의 생산량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10% 선에 불과하지만 주요 산업의 부품공장이 많아 일본 제조업의 기둥 역할을 맡아왔다.
이곳의 많은 공장들이 가동 중단에 들어가 가뜩이나 침체된 일본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도호쿠지방에는 미국 등 태평양 지역으로 수출하는 항구가 많아 해외 수출도 당분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후 인명 구조를 우선해 구체적인 산업 피해 규모가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 각 지방에 산재한 공장 피해가 확인될 경우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도쿄증권거래소에 근무하는 가쓰오 오사무 과장(공보담당)은 "일본 제조업 근간인 도호쿠지방 공장에서 앞으로 상당 기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관련 기업 주가는 물론 일본 증시도 당분간 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도쿄에서 6시간가량 걸려 도착한 북부지방은 아직 한겨울이다. 니가타로 오는 고속도로 주변에는 2,3m씩 눈이 쌓여있다.
일본 제조업 중심지인 도호쿠(東北) 지역의 아오모리,이와테,미야기,후쿠시마 등 4개 현의 부품 및 조립공장들은 정전과 단수,설비 손상 등으로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자동차 및 전기전자 제품을 수출하는 태평양 쪽 항구도 폐쇄된 곳이 많아 산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자동차 · 전기전자산업 직격탄
혼다자동차는 국내 자동차 공장의 조업을 오는 20일까지 전면 중단한다. 도호쿠지방에 거점을 둔 110여개 거래 부품업체 중 15일까지 40개사가 연락두절 상태다. 오는 18일 예정된 신형차 '피트셔틀' 시판도 무기 연기했다. 도요타자동차,다이하쓰,스즈키는 16일까지,이스즈자동차는 18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부품조달 차질 등 혼란이 계속될 경우 조업 중단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기전자 업체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NEC는 도호쿠지방에 보유한 3개 공장의 조업이 불가능한 상태다. 소니의 도호쿠,간토지방 8개 공장도 휴업에 들어갔다. 이와테,미야기현 등에 있는 6개 공장의 조업을 중단한 후지쓰는 다른 지방으로 생산을 이전할 방침이다. 반도체업체인 르네사스엘렉트로닉스는 7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국내 생산시설의 3분의 1가량이 휴업했다.
주요 수출 품목인 디지털카메라 업계도 타격을 입었다. 니콘은 고급 디지털 카메라를 생산하는 미야기현 소재 '센다이니콘' 등 4개 공장 설비가 손상을 입어 생산을 중단했다. 캐논도 후쿠시마 공장 등 전국 8개 공장이 휴업에 들어갔다.
제지 및 식품 등 내수산업으로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제지업의 경우 도호쿠지방에 생산공장이 많아 인쇄용지의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제지그룹은 도호쿠지방 내 6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식품업계에도 피해가 본격화하고 있다. 기린맥주는 센다이공장의 저장탱크 4기가 파괴돼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삿포로맥주도 센다이 등 2개 공장,아사히맥주는 후쿠시마 등 2개 공장이 멈춰섰다.
◆일본 제조업 피해 장기화 우려
도호쿠지방의 생산량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10% 선에 불과하지만 주요 산업의 부품공장이 많아 일본 제조업의 기둥 역할을 맡아왔다.
이곳의 많은 공장들이 가동 중단에 들어가 가뜩이나 침체된 일본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도호쿠지방에는 미국 등 태평양 지역으로 수출하는 항구가 많아 해외 수출도 당분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후 인명 구조를 우선해 구체적인 산업 피해 규모가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 각 지방에 산재한 공장 피해가 확인될 경우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도쿄증권거래소에 근무하는 가쓰오 오사무 과장(공보담당)은 "일본 제조업 근간인 도호쿠지방 공장에서 앞으로 상당 기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관련 기업 주가는 물론 일본 증시도 당분간 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