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원자력 안전 '정보 투명성'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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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산임수 입지 안전 불리해…日 사례 통해 재난정보 공유하길
참으로 참담한 장면이다. 일본이 그렇게도 자신만만해하고 자랑하던 원자력 발전소 안전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 그동안 아는 것들을 자랑하며 머리를 높였던 자세를 새롭게 해야 할 것 같다. 필자는 원자력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원자력 시설의 안전문제 중 외력, 즉 파도와 쓰나미,해류와 관련한 사안을 한때 책임졌던 이력과 방재안전관리를 주 관심사로 하는 관계로 원자력 안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번 일본 도호쿠 대지진으로 인한 원자력 발전소 안전문제의 발단은 지진과 그로 인한 쓰나미와 관련한 것이 근본으로 보인다. 물론 원자로와 관련한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쓰나미는 해안선에 도달할 때와 육지에 침투했던 쓰나미가 외해로 빠져나갈 때 해안선에서 해수면이 급격히 낮아지는 특성을 보인다. 지금까지 관찰된 거의 모든 쓰나미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바로 이 때가 문제다. 낮아진 해수면으로 인해 원자로 냉각을 위한 취수구가 순간적으로 공기 중에 노출될 수 있다. 취수구 속으로 공기 유입이 가능한 순간이다. 이렇게 되면 뒤따라 유입하는 물에 의해 취수관로 속으로 들어온 기포가 상당한 압력을 받게 되고 열흡수량이 적은 공기 덩어리로 인해 냉각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 이는 다시 노심 주면의 피복제를 냉각시키는 데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노심을 감싸고 있는 피복제가 열을 배출하지 못해 열이 쌓이게 되면 그 속의 노심도 열을 받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는 대체로 10m 전후의 지반고를 갖고 있다. 배후지역이 광활하지 않고 곧바로 산에 접속하고 있어서 육지(원자력 발전소 부지)로 침입한 쓰나미는 그 높이를 더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발전소의 해수에 의한 침수피해도 가중될 것이다. 냉각을 위한 취수는 원자력 발전소 자체의 운전이 중단되더라도 계속돼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야 노심을 식힐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취수펌프에 별도의 독립된 전력이 공급돼야 할 것이다. 다행히 우리의 경우 이 같은 시설을 갖춘 것으로 알고 있지만 확인돼야 할 사항으로 판단된다.
발전소 부지를 넘어 밀려들어오는 쓰나미 월파 피해를 줄이기 위해 쓰나미 방호벽도 강화돼야 할 것 같다. 내진 설계를 많이들 거론하고 있지만 내진 설계는 막대한 경비를 요구하며 규모와 방법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기술력과 경제성에 기초한 사회적 합의에 의해서,특히 투자 규모와 그로 인해 확보되는 안전성(또는 위험성)을 분석해 적정한 내진 설계 방법과 규모를 설정해 시설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시설 자체를 기반으로 해 가장 중요한 안전운전과 그래도 발생할 수 있는 비상상황에 대비한 관리지침,무엇보다도 인근 주민들의 인지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위험상황 관리에서 시민들에 대한 정확한, 그리고 신속한 상황 정보 제공의 중요성은 새삼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번 일본의 경우에서도 이런 상황 정보의 소통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라 이쉬움이 더해지고 있다.
현재 에너지 원천으로서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우리의 여건에서는 더 그렇다. 원자력을 '보안'이라는 틀 속에 가둘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생활시설로 열어 놓는 게 가장 좋은 정책이라 판단한다.
일본의 뼈아픈 경험을 우리의 것으로 하는 지혜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하는 재난평가를 통해 간접경험을 할 수 있도록 우리의 백서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필요한 조치라고 판단한다.
조원철 < 연세대 방재공학 교수 >
이번 일본 도호쿠 대지진으로 인한 원자력 발전소 안전문제의 발단은 지진과 그로 인한 쓰나미와 관련한 것이 근본으로 보인다. 물론 원자로와 관련한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쓰나미는 해안선에 도달할 때와 육지에 침투했던 쓰나미가 외해로 빠져나갈 때 해안선에서 해수면이 급격히 낮아지는 특성을 보인다. 지금까지 관찰된 거의 모든 쓰나미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바로 이 때가 문제다. 낮아진 해수면으로 인해 원자로 냉각을 위한 취수구가 순간적으로 공기 중에 노출될 수 있다. 취수구 속으로 공기 유입이 가능한 순간이다. 이렇게 되면 뒤따라 유입하는 물에 의해 취수관로 속으로 들어온 기포가 상당한 압력을 받게 되고 열흡수량이 적은 공기 덩어리로 인해 냉각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 이는 다시 노심 주면의 피복제를 냉각시키는 데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노심을 감싸고 있는 피복제가 열을 배출하지 못해 열이 쌓이게 되면 그 속의 노심도 열을 받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는 대체로 10m 전후의 지반고를 갖고 있다. 배후지역이 광활하지 않고 곧바로 산에 접속하고 있어서 육지(원자력 발전소 부지)로 침입한 쓰나미는 그 높이를 더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발전소의 해수에 의한 침수피해도 가중될 것이다. 냉각을 위한 취수는 원자력 발전소 자체의 운전이 중단되더라도 계속돼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야 노심을 식힐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취수펌프에 별도의 독립된 전력이 공급돼야 할 것이다. 다행히 우리의 경우 이 같은 시설을 갖춘 것으로 알고 있지만 확인돼야 할 사항으로 판단된다.
발전소 부지를 넘어 밀려들어오는 쓰나미 월파 피해를 줄이기 위해 쓰나미 방호벽도 강화돼야 할 것 같다. 내진 설계를 많이들 거론하고 있지만 내진 설계는 막대한 경비를 요구하며 규모와 방법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기술력과 경제성에 기초한 사회적 합의에 의해서,특히 투자 규모와 그로 인해 확보되는 안전성(또는 위험성)을 분석해 적정한 내진 설계 방법과 규모를 설정해 시설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시설 자체를 기반으로 해 가장 중요한 안전운전과 그래도 발생할 수 있는 비상상황에 대비한 관리지침,무엇보다도 인근 주민들의 인지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위험상황 관리에서 시민들에 대한 정확한, 그리고 신속한 상황 정보 제공의 중요성은 새삼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번 일본의 경우에서도 이런 상황 정보의 소통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라 이쉬움이 더해지고 있다.
현재 에너지 원천으로서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우리의 여건에서는 더 그렇다. 원자력을 '보안'이라는 틀 속에 가둘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생활시설로 열어 놓는 게 가장 좋은 정책이라 판단한다.
일본의 뼈아픈 경험을 우리의 것으로 하는 지혜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하는 재난평가를 통해 간접경험을 할 수 있도록 우리의 백서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필요한 조치라고 판단한다.
조원철 < 연세대 방재공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