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곡선을 그리던 시노펙스의 주가가 갑작스러운 유상증자 결정으로 최근 한 달 새 급락했다. 작년 말 상승세를 탈 때도 사전 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됐지만,이번 증자 결정 직전에도 회사 임원들과 기관투자가들은 보유 주식을 미리 판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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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유상증자…누군가 알았다?

터치스크린 부품 및 수처리 업체인 시노펙스는 지난달 14일 5520원으로 올해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17일 공시한 800만주(29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이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상장주식 2914만주의 27.4%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지난달 21일에는 영업손실 14억원,순손실 187억원의 적자 전환 공시도 나왔다. 2009년 인수한 자회사 모젬에서 100억원가량 지분법 손실이 발생한 탓에 순손실이 커졌다. 결국 15일 종가는 3140원으로 한 달 만에 절반 수준으로 내려갔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작년 한 달 매출이 80억원이었다면 올해는 300억원대로 급격히 늘어나는 데 반해 운영자금은 모자라 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영진과 기관은 증자 결정이 나오기 전에 발을 뺐다. 유상증자 결정일 직전인 2월16일,박병주 물환경사업부장(사장)은 보유 주식을 37만주에서 18만주로 줄였고,같은 시기 김권회 품질경영팀장(이사)도 7000주를 처분했다.

지난 1월26일부터 이 종목을 11일 연속 매수하던 기관도 지난 달 15일부터 3일 동안 총 8만여주를 처분했다. 회사 관계자는 "증자 결정 전에 임원과 기관들이 매도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해명했다.

한 소액주주는 "기관들이 미리 발을 뺀 점 등이 수상하다"며 금융당국이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시노펙스의 목표가로 1만원을 제시했던 이순학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당초 100억원 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하더니 대규모 증자를 결정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반공모 증자…주가 관리 나서나

금융감독원은 시노펙스의 증자 관련 신고서가 투자위험 요소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판단,지난 4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결국 증자 규모는 296억원(주당 3850원)에서 186억원(주당 2325원)으로 줄어들었다.

회사가 어려운 와중에 호재성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일 상한가의 재료가 됐던 담수화 플랜트 장비 공급 계약이 대표적이다.

몇몇 언론사는 "시노펙스가 두산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담수청과 진행 중인 17억6000만달러 규모의 해수 담수화 플랜트에 핵심 장비를 공급한다"고 장중에 보도했다. 회사 측은 "공급 규모는 3억원 정도라 거래소에서 공시할 만한 규모가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