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무분별한 사업 추진으로 파산 위기에 놓인 인천도시개발공사에 송도국제도시 상업용지 등 1조원 이상의 현물 자산을 출자하기로 했다. 인천도개공의 보유자산 매각과 개발사업 포기 · 매각 · 시기조정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도 병행하기로 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인천도시개발공사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송 시장은 지난해 6 · 2 지방선거에서 인천도개공의 부채 누적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은 데다 당선 직후 '시장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연수동 인천도개공 사옥에 마련할 정도로 도개공 재정악화 문제를 우선 해결과제로 삼아 왔다.

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인천시는 우선 인천도개공에 올 상반기 중 송도국제도시 안에 있는 일반상업용지 6만7779㎡를 현물로 출자하기로 했다. 이 땅의 감정가는 3075억원으로 추정됐다. 또 하반기부터 2014년까지 7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추가 출자하기로 했다. 2006년 1조1867억원이던 부채가 4년 새 4.7배(작년 말 5조6352억원)로 급증할 정도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인천도개공의 자구노력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영종하늘도시,검단산업단지,운북복합레저단지 등에 있는 보유자산과 송도신도시 내 E4호텔과 하버파크호텔 등 3조1491억원어치의 땅과 호텔 등을 매각해 자체 재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도개공이 추진하고 있는 27개 사업 중 6개 사업은 아예 포기하거나 민간에 넘기기로 했다. 대상 사업은 △금곡지구 택지개발 △송도5공구 1단지 개발 △구월 농산물도매시장 △송도 석산 개발 △콤플렉스 빌딩 △하버파크호텔 운영 등이다.

대규모 개발사업의 경우 사업계획을 축소하거나 사업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 축소 · 연기 대상은 검단신도시,영종하늘도시,운북복합레저단지,도화구역 도시개발,청라12단지,영종지구 12 · 27 · 48단지 및 국민임대주택 등 모두 12개 사업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도개공의 자체 사업을 포기하거나 축소해 총 사업비(23조3189억원) 가운데 6조2740억원을 줄이겠다"며 "내년까지 차입금을 1조4000억원 안팎 줄여야 부채비율을 400% 이내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도개공이 파산위기에 몰릴 정도로 빚더미에 오른 것은 △2006년 이후 대규모 개발사업 확대로 인한 부채 증가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택지 · 산업단지 미분양 누적 △무수익 부실자산 출자 등이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이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90.2%였지만 2014년에는 100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될 만큼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태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