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금융지주] 금융위기 때도 12% 넘는 ROE 유지…'덩치 키우기'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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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금융지주 강점과 약점
구경회 현대증권 팀장
"자산 건전성 중시" 오랜 전통…부동산PF, 전체대출의 3% 불과
지방銀 한계…주가 저평가, 기업대출 많은 것도 '부담'
구경회 현대증권 팀장
"자산 건전성 중시" 오랜 전통…부동산PF, 전체대출의 3% 불과
지방銀 한계…주가 저평가, 기업대출 많은 것도 '부담'
1997년 말 외환위기와 카드대란을 5년 터울로 겪은 국내 금융회사들은 2008~2009년 다시 한번 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영원한 제국'으로 추앙받던 미국 은행산업이 휘청거리고,투자은행의 대명사와 같았던 거대 금융기업들이 도산하거나 피인수되면서 국내 금융회사들도 적잖은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내 대형 은행들마저 2년이 지난 지금도 과거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고 있다. 이 같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12% 이상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유지하면서 '규모가 전부가 아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는 은행이 있다. 부산은행이다.
◆지역 밀착 영업전략 효과
부산은행은 작년 333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금융위기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은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올해도 1분기 1000억원 이상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간으로 보면 순이익 전망치는 3800억원으로,작년 최대 실적을 또다시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부산은행이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지역밀착 경영'이라는 전략이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부산이 국내 '제2의 도시'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수도권에 비해선 시장이 작다. 때문에 부산은행이 대형 은행들과 같은 방식으로 경영을 하기란 쉽지 않다.
부산은행은 이런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바꿔놨다. 부산 경제권이 수도권에 비해 고객과의 밀착 영업이 유리하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출 및 예금 영업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기업 고객의 부도를 예방하는 데도 유효하다.
또 부산은행에는 자산건전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다. 과거 부산은행의 자산건전성은 지방은행들 중에서 가장 우수했고,지금도 이런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부산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가 전체 대출의 3%에 불과하다. 부동산 PF는 은행들의 건설업 관련 리스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문이다.
은행권 PF 평균이 12%인 점을 감안하면 부산은행의 부동산 PF 부담은 다른 은행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위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2009년에도 ROE가 12%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부산은행의 자산건전성 관리가 우수하기 때문이었다.
◆작은 덩치는 약점
부산은행의 총자산은 작년 말 34조7000억원이다. 10년 전에 비해 2.9배 성장한 규모다. 그러나 300조원 안팎인 은행 지주회사가 4개나 있는 국내 현실을 고려하면 부산은행의 외형이 다른 은행보다 작은 게 사실이다.
지방은행이란 한계점도 있다. 주식시장에서 ROE에 비해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받고 있는 이유다. 다른 지방은행을 인수해 덩치를 키우려는 노력을 했지만,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분리매각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소기업 대출 중심의 지방은행 특성상 기업대출이 많다는 것도 일단 약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업대출이 많아 대손비용이 높아질 위험이 있는 데도 부산은행은 비교적 잘 방지하고 있다. 다만 기업대출이 많은 특성상 금리 상승 시 순이자마진(NIM)이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작다는 것은 단점이다. 하지만 이는 금리 상승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약점이라고 보긴 어렵다.
◆BS금융지주로 새롭게 출발
여러 가지 약점에도 불구하고 부산은행은 저력이 있는 은행이다. 상대적으로 부산 · 경남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활발하기 때문에 건설업 관련 리스크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은 부산은행의 올해 대출 증가율을 12%로 비교적 높게 전망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증권업계에서는 부산은행이 조선업과 해운업에 대한 노출도가 크다는 점을 위험요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3년간 조선 · 해운 업황이 부산은행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은 시장의 우려가 틀렸다는 점을 증명해줬다.
작년 연말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연기되면서 경남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낮아진 뒤 주가 흐름은 정체돼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인수 · 합병(M&A) 기대감보다는 실적에 주목할 때다. 부산은행이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종목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이에 적정주가로 1만8000원을 제시하며 '매수(buy)' 의견을 내고 있다. 부산은행 주식은 지난 11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돼 있으며 오는 30일 BS금융지주(가칭)로 재상장될 예정이다.
구경회 현대증권 팀장 21004683@hyundai-securities.co.kr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내 대형 은행들마저 2년이 지난 지금도 과거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고 있다. 이 같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12% 이상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유지하면서 '규모가 전부가 아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는 은행이 있다. 부산은행이다.
◆지역 밀착 영업전략 효과
부산은행은 작년 333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금융위기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은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올해도 1분기 1000억원 이상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간으로 보면 순이익 전망치는 3800억원으로,작년 최대 실적을 또다시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부산은행이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지역밀착 경영'이라는 전략이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부산이 국내 '제2의 도시'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수도권에 비해선 시장이 작다. 때문에 부산은행이 대형 은행들과 같은 방식으로 경영을 하기란 쉽지 않다.
부산은행은 이런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바꿔놨다. 부산 경제권이 수도권에 비해 고객과의 밀착 영업이 유리하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출 및 예금 영업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기업 고객의 부도를 예방하는 데도 유효하다.
또 부산은행에는 자산건전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다. 과거 부산은행의 자산건전성은 지방은행들 중에서 가장 우수했고,지금도 이런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부산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가 전체 대출의 3%에 불과하다. 부동산 PF는 은행들의 건설업 관련 리스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문이다.
은행권 PF 평균이 12%인 점을 감안하면 부산은행의 부동산 PF 부담은 다른 은행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위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2009년에도 ROE가 12%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부산은행의 자산건전성 관리가 우수하기 때문이었다.
◆작은 덩치는 약점
부산은행의 총자산은 작년 말 34조7000억원이다. 10년 전에 비해 2.9배 성장한 규모다. 그러나 300조원 안팎인 은행 지주회사가 4개나 있는 국내 현실을 고려하면 부산은행의 외형이 다른 은행보다 작은 게 사실이다.
지방은행이란 한계점도 있다. 주식시장에서 ROE에 비해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받고 있는 이유다. 다른 지방은행을 인수해 덩치를 키우려는 노력을 했지만,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분리매각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소기업 대출 중심의 지방은행 특성상 기업대출이 많다는 것도 일단 약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업대출이 많아 대손비용이 높아질 위험이 있는 데도 부산은행은 비교적 잘 방지하고 있다. 다만 기업대출이 많은 특성상 금리 상승 시 순이자마진(NIM)이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작다는 것은 단점이다. 하지만 이는 금리 상승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약점이라고 보긴 어렵다.
◆BS금융지주로 새롭게 출발
여러 가지 약점에도 불구하고 부산은행은 저력이 있는 은행이다. 상대적으로 부산 · 경남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활발하기 때문에 건설업 관련 리스크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은 부산은행의 올해 대출 증가율을 12%로 비교적 높게 전망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증권업계에서는 부산은행이 조선업과 해운업에 대한 노출도가 크다는 점을 위험요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3년간 조선 · 해운 업황이 부산은행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은 시장의 우려가 틀렸다는 점을 증명해줬다.
작년 연말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연기되면서 경남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낮아진 뒤 주가 흐름은 정체돼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인수 · 합병(M&A) 기대감보다는 실적에 주목할 때다. 부산은행이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종목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이에 적정주가로 1만8000원을 제시하며 '매수(buy)' 의견을 내고 있다. 부산은행 주식은 지난 11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돼 있으며 오는 30일 BS금융지주(가칭)로 재상장될 예정이다.
구경회 현대증권 팀장 21004683@hyundai-securiti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