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사마르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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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즈칸은 몽골을 통일하고 중국 중심부를 장악한 후 교역을 위해 사라센에 사신을 파견한다. 그런데 왕은 교역에 응하기는커녕 사신을 죽인다. 격노한 칸은 직접 대군을 이끌고 진격한다. 왕을 체포해 끓는 수은을 눈에 부어 복수한다. 드라마 칭기즈칸의 한 장면이다. 그리고 그 도시를 괴멸시킨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실크로드의 중심도시,기원전에는 알렉산더 대왕이 정복했던 곳이 이렇게 사라진다. 이 도시가 현재 우즈베키스탄 제2의 도시 사마르칸트다.
14세기 티무르는 제국을 건설하고 중앙아시아 대부분을 장악한 대제국을 세운다. 그 수도 역시 사마르칸트다. 황제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을 건설한다. 남몰래 왕비를 사랑한 건축가,그의 키스로 두 사람은 죽임을 당한다. 그곳이 푸른색 타일로 장식한 돔으로 유명한 비비하님 사원이다.
티무르의 손자 울르그베그는 이슬람 신학대학 마드라자를 건설한다. 이곳이 천문학,철학,수학 연구의 근원지이고 오늘날 종합대학의 기능을 한다. 이곳 천문대에서는 1년을 365일 6시간10분8초로 계산해냈는데 15세기 초 당시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 수준이며 오늘날 관측 결과와는 불과 1분이 채 안 되는 오차라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현재 옛 소련에서 독립한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공산 체재의 잔재가 도처에 남았다. 천연 자원은 많으나 아직 개발이 더디고 시장기능은 잘 작동하지 않는다. 밀의 곡창지대지만 밀가루는 수입한다. 제분 공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과는 정부 간 경제 협력을 통해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석유화학단지는 호남석유화학과 한국가스공사가 합작해 건설 중이다. 되돌아보면 호남석유화학은 30여년 전 일본의 기술지원으로 건설됐다. 현재 우즈베키스탄 기술자들의 열정을 볼 때마다 1970년대 우리 자신을 생각하게 돼 더욱 감회가 새롭다. 우즈베키스탄 국가 경제의 버팀목이 될 공장을 잘 짓고 싶다.
몇 번 다녀온 우즈베키스탄에선 손님을 극진히 대접한다. 가진 것 최고의 예의를 갖춘다. 우리나라 옛날 시골 잔칫상 이상이다. 수십분의 일도 먹지 못한다. 사람들 인정 또한 우리 옛 시골을 생각나게 한다.
우즈베키스탄 언어는 우랄 알타이어계다. 카자흐스탄 신장위구르 모두 같은 계통이란다. 이들의 간단한 생활 언어는 서로 통한다. 터키에서 한국 일본까지 연결된 지역이 그려진다. 돌궐,흉노,선비,부여 역사에 명멸한 종족이 우리와 같은 조상이 아닐까? 경주 고분에서는 아라비아산 유물이 발견되고 사마르칸트 지역에서 발굴한 궁전 벽화에는 왕과 외국사절이 있는데 그 중 고구려 사신도 있단다. 그 옛날 경주에서 사마르칸트를 거쳐 아라비아로 그리고 유럽까지 닿은 실크로드.하늘과 맞닿은 광활한 초원.조상들의 활동무대를 눈앞에 그려본다.
정범식 < 호남석유화학 대표 bschong@lottechem.com >
14세기 티무르는 제국을 건설하고 중앙아시아 대부분을 장악한 대제국을 세운다. 그 수도 역시 사마르칸트다. 황제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을 건설한다. 남몰래 왕비를 사랑한 건축가,그의 키스로 두 사람은 죽임을 당한다. 그곳이 푸른색 타일로 장식한 돔으로 유명한 비비하님 사원이다.
티무르의 손자 울르그베그는 이슬람 신학대학 마드라자를 건설한다. 이곳이 천문학,철학,수학 연구의 근원지이고 오늘날 종합대학의 기능을 한다. 이곳 천문대에서는 1년을 365일 6시간10분8초로 계산해냈는데 15세기 초 당시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 수준이며 오늘날 관측 결과와는 불과 1분이 채 안 되는 오차라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현재 옛 소련에서 독립한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공산 체재의 잔재가 도처에 남았다. 천연 자원은 많으나 아직 개발이 더디고 시장기능은 잘 작동하지 않는다. 밀의 곡창지대지만 밀가루는 수입한다. 제분 공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과는 정부 간 경제 협력을 통해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석유화학단지는 호남석유화학과 한국가스공사가 합작해 건설 중이다. 되돌아보면 호남석유화학은 30여년 전 일본의 기술지원으로 건설됐다. 현재 우즈베키스탄 기술자들의 열정을 볼 때마다 1970년대 우리 자신을 생각하게 돼 더욱 감회가 새롭다. 우즈베키스탄 국가 경제의 버팀목이 될 공장을 잘 짓고 싶다.
몇 번 다녀온 우즈베키스탄에선 손님을 극진히 대접한다. 가진 것 최고의 예의를 갖춘다. 우리나라 옛날 시골 잔칫상 이상이다. 수십분의 일도 먹지 못한다. 사람들 인정 또한 우리 옛 시골을 생각나게 한다.
우즈베키스탄 언어는 우랄 알타이어계다. 카자흐스탄 신장위구르 모두 같은 계통이란다. 이들의 간단한 생활 언어는 서로 통한다. 터키에서 한국 일본까지 연결된 지역이 그려진다. 돌궐,흉노,선비,부여 역사에 명멸한 종족이 우리와 같은 조상이 아닐까? 경주 고분에서는 아라비아산 유물이 발견되고 사마르칸트 지역에서 발굴한 궁전 벽화에는 왕과 외국사절이 있는데 그 중 고구려 사신도 있단다. 그 옛날 경주에서 사마르칸트를 거쳐 아라비아로 그리고 유럽까지 닿은 실크로드.하늘과 맞닿은 광활한 초원.조상들의 활동무대를 눈앞에 그려본다.
정범식 < 호남석유화학 대표 bschong@lotteche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