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일본 지진을 계기로 홍콩에서 때 아닌 일본식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강진 여파로 원전이 잇따라 폭발하면서 향후 수입된 일본 식품이 방사능에 오염됐을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일본 원전폭발 소식이 전해진 이후 홍콩에서는 일본산 분유를 구입하려는 부모들이 오전부터 줄을 서고,일본 음식점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이에 따르면 전날 홍콩 시내의 한 유아식품 판매점에서는 분유를 사기위해 이른 아침 700여명이 줄을 섰지만 오후가 채 되지 않아 물건이 동났다.일본 분유 수입업체인 봉주르는 “지난 주말사이 분유 판매가 크게 늘었다”며 “소비자들은 향후 수입되는 제품이 방사능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말했다.지난주 금요일~일요일 홍콩에서는 4만통 이상의 일본산 분유가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분유판매가 급증하자 일부업체들은 불법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섰다.게다가 페이스북에서는 “다 먹은 분유통을 20홍콩달러(3000원)에 사겠다”는 글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홍콩 당국은 빈 분유통에 다른 분유를 담아 되팔기 위한 수법으로 간주하고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버릴 때 찌그러뜨리거나 구멍 낼 것을 당부했다.

일본 음식점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사이코라는 일본 음식점 주인은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다는 소식에 매출이 갑작기 늘기 시작했다”며 “손님들이 방사능에 유출될 가능성이 있는 식품이 수입되기 전에 서둘러 먹어둬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홍콩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일본산 식품에 대한 방사능 테스트도 실시되고 있다.홍콩 식품안정청은 “(원전이 처음으로 폭발한)지난 12일 이후 수입된 32개 일본식품에 대해 방사능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모두 정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인도 태국 싱가포르 등도 같은 종류의 테스트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