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이 지난 15일 금융지주회사로 출범했다. 이번 지주사 전환은 비(非)은행 부문 확대의 기틀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 고객을 통해 비은행 업무를 확대,지주사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저축은행 부도 여파로 자회사인 부산캐피탈의 영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또 은행이 파고들기 힘든 고객 기반까지 확대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일 것이다.

BS금융지주는 아직 부산은행이 총자산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국내 은행 중 성장성 측면에서 가장 돋보이는 은행이다. 1분기 순이익이 사상 최대를 경신하고 올해 전체 순이익도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순이자마진(NIM)이 3%를 웃도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연체율과 고정이하 여신 비율 등도 안정되고 있는 덕분이다.

◆금융지주로 재도약 기대

부산은행은 금융지주사로 다시 태어났다. BS금융지주는 부산은행과 BS투자증권 부산신용정보 BS캐피탈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주권교환 상장을 위해 주식매매가 정지돼 오는 29일 신주 교부와 더불어 30일에는 지주사로 재상장할 예정이다.

당초 지주사 전환의 취지는 우리금융지주가 경남은행을 매각할 경우 이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 조달을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경남은행 매각 가능성이 낮아져 지주사 전환의 실효는 다소 반감됐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을 통해 캐피털과 증권 부문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부산지역 저축은행들의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캐피털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비은행 확대에는 좀 더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고객을 통해 비은행 업무 확대에도 지주사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것과 은행 부문이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데는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 순이익 창립 이후 최대 전망

주력 자회사인 부산은행은 자체 성장 여력 확보를 통해 새로운 기록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작년 3분기 순이익이 1032억원에 이르면서 은행 창립 이후 분기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힘입어 작년 영업수익은 2조75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3335억원으로 36.0% 증가했다.

올해에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1분기 순이익은 1051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3.2%,전분기 대비 176.5% 증가한 수치다. 작년 4분기는 명예퇴직과 임금인상 등 판매관리비가 250억원 증가한데다 자체적으로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 분기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이런 1회성 비용이 사라진 1분기 순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세를 점검해보면 NIM이 작년 말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대출도 월 1%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향후 금리인상에 따라 NIM 방어가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돼 이자 수익의 증가세는 꾸준히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라 충당금 적립은 전년 동기보다 줄어드는 추세가 뚜렷하다. 경험대손율과 예상손실률을 감안해 충당금을 적립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분기 순이익이 1000억원대는 확고하게 지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12.0% 늘어난 3737억원으로 예상된다.

올해도 실적 경신 스토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경영전략을 들여다보면 대출 증가율 11%,NIM 3.0%를 유지하면서 고정이하 대출 비율은 1.0% 초반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른 순이익 목표는 3850억원이다. 올해 관건은 IFRS 적용에 따른 충당금 적립인데,지금 추세라면 대손상각비율이 충분히 낮아질 수 있어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건전성 지표 등 전반적으로 양호

부산은행은 올 들어 대출자산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분기별 3% 이하 성장 전략으로 다소 완급을 조절하고 있다. NIM은 3.0% 초반으로 하락했지만 작년 12월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금리 상승으로 인해 NIM 방어가 하반기에는 보다 쉬워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NIM 3.0%는 충분히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의 기반이 되는 부산 · 경남 지역 경기도 둔화국면에서 서서히 탈피하는 양상이다. 제조업 생산활동이 다시 증가세로 반전되고 있으며,부산지역 미분양도 확연하게 줄고 있다. 예금 증가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대출도 서서히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비록 대한해운 등의 부도에 따라 부도율이 높아졌지만 전반적으로 경기는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 경기선행지수 상승 전환이 예고되고 있어 경기에 대한 부담은 확연히 줄어들 전망이다.

BS금융지주는 자체 성장 여력이 높아 펀더멘털이 가장 우수한 금융지주로 꼽을 수 있다. 은행 중심 지주사 중 최우선 추천주다. 목표주가는 2만원을 제시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추천한다. 은행 중에 자체 성장 여력이 큰 은행이 많지 않은 가운데 지역경기 호전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고 '어닝 파워' 확대에 따른 이익의 최고치 경신 등이 빛나기 때문이다.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25배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4.2%를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로 판단한다. 현재 PBR은 0.96배여서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이사 jthan@han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