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품은 품질이 뛰어나 잘 팔립니다. 올해 8~10개 한국 상품을 홈쇼핑을 통해 인도 전역에 선보일 겁니다. "

인도의 최대 홈쇼핑업체인 홈숍18의 선딥 말호트라 사장(48 · 사진)은 지난 14일 기자와 만나 "한국 제품은 기술과 디자인이 혁신적이고 창의적이어서 현지 제품보다 비싼데도 인기가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억6000만명에 이르는 인도 중산층은 지갑에 돈이 있지만 좋은 제품이 부족해 소비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GS샵,KOTRA와 국내 중소기업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이번 MOU에 대해 "한국 중소기업의 수출 길도 넓어지겠지만 우리에겐 우수한 한국 상품을 들여올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홈숍18은 2008년 출범한 인도 최초의 홈쇼핑 채널.2500만세대에서 홈숍18을 시청한다. GS샵이 2009년 지분을 15% 투자해 3대 주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인도의 홈쇼핑 회사는 홈숍18과 CJ오쇼핑이 현지 미디어그룹과 2009년 지분을 50%씩 투자해 세운 스타CJ뿐이다.

말호트라 사장은 인도 최대 신발 제조업체인 바타인디아에서 브랜드 관리,유통 등을 경험하고 베네통 영업 · 마케팅부문장 및 펩시 부사장 등을 거쳐 홈숍18 사장에 올랐다.

그는 "인도 소비자에게 홈쇼핑 산업에 대한 신뢰를 심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이제껏 300만명 소비자들이 홈숍18에서 제품을 샀고 작년 매출은 1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인도 사회는 여성이 혼자 구매 결정을 내리지 못해 남편이 퇴근한 후 저녁이 됐을 때 매출이 급증하는 양상을 보인다.

그는 "현재 인도에서 가전은 삼성과 LG,자동차는 현대와 대우 외엔 알려진 한국 브랜드가 없다"며 "향후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한국 제품들이 많아지면 별도 쇼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홈숍18은 지난해 국내 제품 '해피콜 양면 프라이팬'을 방송했다. 18만원이라는 고가임에도 도입 물량 1000세트를 모두 팔았다. 그는 "향후 이 제품으로 1~2년간 200만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호트라 사장은 홈쇼핑은 인도에 진출하려는 해외 기업에 가장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인도엔 5000개 도시와 13개 언어가 있습니다. 지역마다 문화도 전혀 다릅니다. 인도의 한 지역에서 매장을 열어 브랜드를 알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요. 그러나 홈쇼핑을 이용하면 방송 한번으로 3000개 도시의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습니다. 일단 브랜드를 알리고 나면 다른 유통 채널로 진입하는 것도 훨씬 쉬워지죠."

그는 특히 관심이 많은 상품군으로 홈패션 및 주방용품,색조화장품을 꼽았다. 말호트라 사장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구매가 가장 먼저,많이 일어나는 부문이 홈패션 및 주방용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13일 서울 남대문에 갔더니 길거리에 죽 늘어선 화장품 매장이 여성들로 가득 차 있었다"며 "미(美)는 세계 모든 여성에게 공통된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