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 · 축 · 수산물 가격 폭등으로 서울시교육청의 무상급식 사업에 빨간 불이 켜졌다.

16일 서울시 학교보건진흥원이 공개한 '학교급식 식재료 시장조사 가격 현황'에 따르면 친환경 돼지 앞다리살 공급가는 ㎏당 2만원으로 지난달 1만4200원보다 41%나 올랐다. 친환경 돼지 목심도 ㎏당 2만3200원에서 3만3200원으로,친환경 삼겹살은 ㎏당 2만3600원에서 3만3800원으로 43%씩 가격이 뛰었다.

닭은 마리당 1만1000원으로 지난달과 비슷했지만 지난해 같은 조사 때 745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8% 비싸졌다.

친환경이 아닌 일반 축산물도 대부분 가격이 올랐다. 한 달 만에 갈비찜용 2등급 돼지고기는 ㎏당 7000원에서 9000원으로 29%,일반 닭도 마리당 4800원에서 5500원으로 15% 비싸졌다. 수산물 중에서는 고등어 가격이 ㎏당 1만1800원으로 지난달 1만500원에 비해 12% 상승했으며 과일과 채소 가격도 꾸준히 상승추세다. 다만 쇠고기는 지난달과 대체로 비슷한 가격대를 보였다.

진흥원 관계자는 "신선식품지수가 지난달보다 0.8%,작년보다 25.2% 상승했고 특히 신선과실과 채소가 각각 25.5%,31.9%나 올랐다"며 "일부 품목에서 지난달보다 가격이 떨어지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지만 중동 사태나 일본 지진 등 국제 정세의 불안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산물은 작년 9월 이후 상승폭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비싸고 축산물도 구제역 여파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선학교 급식 담당자들은 고기를 두부 등으로 대체한 신메뉴 개발과 식재료 공동구매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급식의 질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호소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영양교사는 "원래 봄이 되면 겨우내 비쌌던 식재료 가격이 조금씩 내리기 마련인데 가격 상승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