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지진으로 생산 공장 가동이 어렵거나 물류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생활용품,패션,화장품,양념류 등 일본산 소비재의 국내 공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저귀 분유 등 인기가 높은 유아용품들은 재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CJ오쇼핑의 인기 품목인 와코도사의 분유는 2주일 판매 분량을 들여온 지 4일 만에 품절됐다. G마켓에서도 지진이 발생한 지난 11일부터 전날까지 일본산 기저귀 매출이 품목별로 전년 동기 대비 50~130%가량 증가했다. '군기저귀'를 파는 수오미 관계자는 "일부 사이즈별로 품절됐지만 현재 기저귀 수입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추진 중이던 일본 제품들의 판매 방송을 잇따라 취소했다. 현대홈쇼핑은 내달 말 일본 여성의류 브랜드인 'YK프리츠' 방송을 기획했으나 재킷을 생산하는 일본 공장 가동이 어려워 정상화될 때까지 취소했다. 롯데홈쇼핑도 인기가 높은 캐논 등 카메라 제품의 추가 방송을 계획했으나 무기한 연기했다.

패션업체도 마찬가지다. 일본 스포츠 패션업체인 데상트코리아도 현재 다운 등 브랜드 핵심 상품을 만드는 시즌이어서 향후 제품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데상트 관계자는 "전체 물량의 30%가량을 일본에서 들여오는데 '미즈사와 다운'을 생산하는 이와테현의 공장에선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전력공급이 중단돼 제품 수급 문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다른 브랜드인 먼싱웨어 르꼬끄골프도 일본을 통한 수입비중이 60%에 달해 일부 유럽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시세이도 SK-Ⅱ DHC 등 일본산 화장품 브랜드들의 생산 공장은 대부분 일본 서부지역에 있어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물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DHC 관계자는 "도쿄 본사를 통해 3월 물량은 선적을 마친 것으로 통보를 받았지만 매달 물건을 들여오기 때문에 추후 상황을 계속 살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상미/강유현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