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原電공포 확산] 3호기 격납용기도 파손…'방사선량 급증' 복구팀 일시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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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전 21㎞지점 방사선 평소 6600배…후쿠시마 원전 '악화일로'
4호기 폐연료봉 핵분열 조짐…英 VAAC "한국 방사능 위험"
4호기 폐연료봉 핵분열 조짐…英 VAAC "한국 방사능 위험"
도호쿠(東北) 지역에 대지진이 발생한 지 6일째인 16일에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는 사고 소식이 이어졌다. 2호기에 이어 3호기의 격납용기도 손상돼 방사성 물질을 품은 수증기가 연기처럼 유출됐다. 4호기에서도 이틀 연속 화재가 발생하는 등 이상징후가 감지됐다. 4호기의 폐연료봉에서 핵분열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제1원전 3호기의 격납용기가 손상됐을 우려가 있다"며 "3호기의 격납용기에서 방사선을 포함한 수증기가 발생해 일시적으로 높은 (방사선량) 수치가 검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1원전 부근 방사선량이 오전 10시쯤 급격히 상승해 원전 직원들도 일시 철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격납용기가 손상된 곳은 제1원전 2호기 한 곳뿐이었다. 격납용기가 뚫리면 원자로의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노심 용융'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원전 인근의 방사선량 수치도 급증했다. 교도통신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21㎞가량 떨어진 나미에초 주변에서 방사능 수치를 모니터링한 결과 기준치의 6600배인 시간당 330마이크로시버트(μSv)의 방사선이 검출됐다고 전했다.
도쿄전력은 이날 오후 "4호기의 폐연료봉을 저장한 수조(水槽)의 물이 증발해 연료봉이 공기에 노출됐을 수 있다"며 "이 경우 핵분열 연쇄반응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4~6호기 원자로에서 나온 폐연료봉을 원자로 건물 안 수조에 보관해왔다. 문제는 폐연료봉 수조는 1~3호기와 달리 격납용기라는 방어막조차 없다는 것.연료봉은 냉각되지 않으면 잔열로 온도가 높아져 연료봉 외부 피복재가 녹으면서 내부의 방사선이 새어나오게 된다. 연료봉 저장 수조에 냉각수를 투입해야 하지만 현장의 방사선량이 너무 많아 직원들이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15일 성명을 통해 "후쿠시마 제1 원전 위험도가 6등급에 더 가깝다"면서 "7등급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7등급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유일하다. 1979년 미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원전 사고는 5등급으로 분류됐다. 프랑스 원자력안전위원회(ASN)도 이날 후쿠시마 원전 위험도를 6등급으로 올렸다. 반면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4등급을 유지했다.
영국 화산재예보센터(VAAC)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여파로 한국 등 5개국 상공에서 방사능 위험 가능성이 있다고 16일 공식 경보를 발령했다. VAAC는 한국시간 정오를 기점으로 한국 중국 러시아 미국 등 5개국을 포함한 10개 지역 상공에 방사능 경보를 내렸다. 그러나 한국 원자력안전기술원은 70여개 관측소에서 방사선 수위에 대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재석 기자/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