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삭기 관련 업체들이 호기를 맞고 있다.

중국 굴삭기 시장이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대지진 참사로 인한 반사이익까지 기대되고 있어서다.

중국 굴삭기 시장, 2월에도 150% 성장…"고성장 지속"

17일 중국 최대의 일반기계 협회인 중국공정기계협회에 따르면 2011년 2월 중국 내 굴삭기 판매량은 2만279대로 전년 동월대비 135.0%, 전월대비 86.5% 증가했다.

이는 중국 중남부 지역으로의 도시화, 신농촌화가 확산되고 자원개발 확대, 서민용 주택공급 증대, 대규모 자연재해 복구사업 및 노후기계에 대한 교체 수요 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동부연안지역 및 특별시의 재개발 사업 확대로 굴삭기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업체별 점유율은 일본의 고마츠가 3199대(15.8%)를 판매해 1위, 두산인프라코어는 2404대(11.9%)를 팔아 2위로 부상하며 1월의 부진을 씻었다. 현대중공 업이 2241대(11.1%)로 3위, 히다치가 2212대(10.9%) 4위, 싼이(三一중공업)는 1999대(9.9%)로 5위로 밀렸고 코벨코가 1891대(9.3%) 6위, 캐터필러는 1259대를 판매하여 점유율 6.2%, 7위를 기록했다.

중국의 굴삭기 시장은 지난 1월 35%, 2월 150%의 고성장을 기록하면서 2011년 시장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중국 전역으로 개발이 확대되면서 저렴한 인 건비에 의존한 개발보다 효율성이 높은 굴삭기 사용이 증대되고 있다. 또한 인건비 증가와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 감소가 동부지역의 재개발과 맞물려 소형굴삭기 수요를 증대시키고 있다.

일본 대지진 참사…"국내 업체, 中시장 점유율 증가 기대"

일본 피해 지역의 재건을 위해 대규모 굴삭기 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일본 경쟁사들의 대중국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중고 굴삭기 수출이 감소하면 상대적으로 나머지 경쟁사들의 반사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사태로 대일본 수출이 증가할 가능성은 낮지만 건설기계는 해외시장,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2~3개월 후 한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경우 굴삭기 부족분을 수입에 의존하기 보다 신규 및 중고장비 수출을 줄여 이를 충당할 것"이라며 "따라서 지난 2년간 설비투자가 부진했던 일본 건설 장비 업체들과 관련 부품사들의 공급 부족 현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결국 중국에 굴삭기 생산 공장을 보유한 일본 건설장비업체들의 중국으로의 부품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성 애널리스트는 "3~5월이 중국의 최대 성수기로 대규모 부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대지진으로 건설장비 업체들이나 또는 부품사들의 피해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부품 수급에 문제가 확산될 우려가 높다"고 진단했다. 중국내 일본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약 3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굴삭기 국산화 비율 95% 이상…"부품조달 문제없어"

전기전자, 자동차 등도 일본 사태로 반사이익이 기대되지만 일본에서 수입하는 부품 비중이 높아, 일본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굴삭기의 국산화 비율은 95% 이상으로, 기계품목 가운데 부품의 수입의존도가 가장 낮은 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일부 품목을 일본 또는 독일 등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필요시 국산제품을 쓸 수도 있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산화율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성 애널리스트는 오히려 굴삭기 관련업체들의 문제점으로 현재 한국의 굴삭기 전문생산업체들은 제품이 없어서 더 판매를 못할 정도로 수요가 넘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예상외의 판매 증가로 굴삭기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것. 생산설비가 부족하고 부품 수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는 "중국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 판매비중이 높은 굴삭기 판매에 제약을 받을 것"이라며 "이에 굴삭기 업체들은 자체 금융을 늘여 리스로 활용하고 있고 자회사인 캐피탈사(리스사)에 자본금을 늘이는 대안을 제시할 정도"라고 했다.

굴삭기 관련 유망주는?

굴삭기 전문생산업체로는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중공업이 있다. 각각 국내 건설기계 대표기업들로 굴삭기 외에도 로우더(굴삭기처럼 땅을 파는 기능은 없으며 흙이나 자갈 등의 물질을 퍼서 옮기거나 덤프트럭에 담는 역할을 하는 기계의 일종)를 생산하고 있어 중국 대륙의 성장과 함께 장기적으로 동반 성장이 가능한 기업들이다.

중국 굴삭기 시장 점유율 2위인 두산인프라코어는 3월에도 대규모의 굴삭기 판매가 기대되고 딜러망 개선작업에 이어 중국 법인장 교체를 통해 대중국 전략 강화를 꾀하고 있다.

중국 점유율 3위인 현대중공업은 비조선부문 역량강화의 일환으로 건설기계 사업부문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글로벌 투자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은 판매방식 변경 이후 안정을 찾았고 제품군 확대와 설비투자 확대를 통해 전방위적인 사업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향후에도 굴삭기 뿐만 아니라 휠로우더 등 건설기계와 이외에 플랜트, 엔진 등 타사업의 대중국 역량강화를 통해 고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굴삭기 부품 관련기업들의 성장도 기대된다. 대우증권은 굴삭기 바퀴에 해당하는 로울러를 생산하는 진성티이씨와 건설중장비에 사용되는 유압실린더 및 자동차 전장 전문제조업체인 동양기전을 유망주로 꼽고 있다.

진성티이씨는 로울러 국내 1위 업체로, 두산인프라코어를 비롯해 캐터필러, 고마츠, 히다치 등 세계 굴지의 건설기계업체들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중국에 진출한 건설기계 기업들을 상대로 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의 상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향후 캐터필러의 미국내 공장 증설에 동반 참여할 예정으로 글로벌 부품업체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업체로의 공급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양기전도 중국 굴삭기 시장의 장기고성장으로 2004년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한 이후 높은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 시장의 호황과 맞물려 장기 고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