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폴골프 폴로골프 헤지스골프 등 캐주얼 브랜드가 내놓은 골프복이 약진하고 있다. 스크린 골프가 대중화되고,골프를 즐기는 연령층이 확대되면서 '뉴서티(30~35세) 골퍼'들이 연 2조2000억원 규모인 국내 골프복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1년 동안 롯데백화점 골프복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캐주얼 브랜드에서 내놓은 골프복 브랜드의 신장률은 21.9%에 달했다.

제일모직의 캐주얼 브랜드 빈폴이 판매하는 '빈폴골프'는 지난해 전년 대비 18% 성장한 512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골프복 순위 4위(백화점 매장 기준)를 차지했다. 올 들어 2개월간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늘어났다. 이는 지난 가을 · 겨울 시즌 처음 출시한 고기능성 라인 '디오픈'이 성장을 주도했다.

디오픈은 영국 골프대회인 '디 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 오픈)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선보인 스윙티셔츠,바람막이 재킷,슬림 라인 바지 등의 고기능성 제품이다. 단순히 스타일을 강조한 캐주얼 브랜드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전문성을 지닌 골프복 이미지를 심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기능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충족시킨 디오픈 라인은 출시 첫 시즌에만 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올해는 140억원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LG패션이 2009년 젊은층을 타깃으로 선보인 '헤지스골프'도 빠르게 시장에 정착하고 있다. 지난 시즌 프로골퍼 최나연 홍진주 홍순상 등을 후원하면서 스포츠 브랜드로 인지도가 부쩍 높아졌다. 경쾌하고 개성 있는 디자인의 골프복으로 차별화된 입지를 굳히며 지난해 1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올해 10개 이상 매장을 추가 확보해 40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초부터 직상륙한 미국 캐주얼 브랜드 폴로도 기존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국내 골프복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2009년 스타일을 강조한 제품으로 20~30대 여성 골퍼들을 공략해 지난해 11개 매장에서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올해는 5~7개 백화점 매장을 추가로 열어 150억원어치를 판매할 방침이다.

이처럼 캐주얼 골프복들이 공격적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자 '뉴서티 골프복 원조'로 통하는 데상트코리아의 '르꼬끄골프'도 업계 최초로 프로선수가 아닌 아이돌 그룹 스타 유이를 모델로 내세워 젊고 발랄한 스타일의 봄 신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30% 신장률로 5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정통 골프복 업체들도 노후한 브랜드 이미지를 벗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슈페리어는 기능성은 물론 스타일을 살린 'SGF67' 라인을 업그레이드해 내놨고,코오롱인더스트리의 잭니클라우스도 트래블 컨셉트의 '패스파인더 시리즈'를 새로 선보여 젊은 골퍼 잡기에 나섰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