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기업조직 70%는 無수익…비효율 걷어내고 '흑자의 섬'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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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 전략…' 펴낸 조너선 번즈 MIT 교수
'수익'은 기업에 절대 명제다. 조너선 번즈 MIT 교수는 모든 기업 활동을 수익을 중심으로 다시 짤 것을 주장한다. 수익을 중심으로 사고하고,수익을 내는 판매를 하며,경영 방식과 리더십도 수익 위주로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기업이 적자의 늪에 빠지는 건 수익성 관리를 잘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는데,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모든 비즈니스의 40%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20~30%만이 수익을 내서 손실을 만회하며,나머지 부문은 현상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어떤 업종이나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익을 내는 회사라도 수익성 있는 20~30%가 나머지를 먹여살리는 비정상적인 구조에서 '평균적인 흑자'에 만족한다. 따라서 이익을 내지 못하는 나머지 부문에서 숨겨진 '흑자의 섬'을 찾아내고 사업 전반의 비효율을 걷어내면 기존의 레드오션에서도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수익 중심의 사고와 판매,운영,리더십이 필요하다. 수익성을 관리하기 위해 수익 맵핑(mapping)과 수익 레버,수익관리 프로세스 등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요구된다. "
▼수익성 관리 프로세스를 잘 구현한 기업을 꼽는다면.그들이 혁신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해 달라.
"1994년만 해도 델은 만년 2위의 PC 제조회사였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미리 주문해 다량의 재고를 안고 있었고,수요 예측이 잘못되면 회사는 상당한 감가상각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델은 재고를 없앨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다. 그 결과 델의 매출은 4년 만에 20억달러에서 160억달러로 급증했고,매년 50%씩 성장했다. 주당 수익률은 매년 62%씩 늘었고 주가는 8년 만에 1만7000%나 뛰어올랐다. 업계 선두가 됐다. "
▼믿기지 않는 변화다. 어떻게 짧은 기간 내에 그런 성과가 가능했는가.
"비결은 수익성 관리였다. 델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주문생산 시스템과 직접 판매를 통해 재고를 제로(0)로 유지했다. 이를 위해 고객을 선별하고 수요,제품 라이프 사이클,공급자,유동성을 관리했으며 수요를 정확히 예측해 생산했다. 상대적으로 구매 패턴을 예측할 수 있고 서비스 비용이 낮은 기업 고객을 위해서는 자동화된 주문이 가능하도록 업종별로 특화된 인트라넷 사이트를 개발했다. 정기적으로 일정 물량을 구입하고,기술 지원이 덜 필요하며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반복 구매 고객에게는 같은 가격으로 더 비싼 신제품을 공급했다. 제품 생산부터 판매,배송까지의 기간인 리드 타임(lead time)에 따라 재고 및 가격을 조절함으로써 재고 부담을 덜었다. "
▼다른 기업들의 예도 들어달라.
"P&G의 경우 10여년 전만 해도 전형적인 매스마켓을 겨냥한 기업이었다. 그러나 월마트를 파트너로 삼으면서 전략을 바꿨다. P&G는 양사가 공급 체인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벤더 재고관리'라는 확기적인 방식을 창안했고,이를 통해 월마트의 수익을 대폭 올려줬다. 수익성이 높아지자 월마트는 P&G 제품만 선택하기 시작했고,P&G의 수익도 높아졌다. 이와 동시에 P&G는 무수히 많은 소형 매장에 직접 제품을 배송하던 방식을 철회했다. 대신 대규모의 핵심 유통체인에만 제품을 공급했다. '두루 거래하는 것이 짭짤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셈이다. "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둘러싼 통념'을 깨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통념은 무엇인가.
"'수입은 좋고 비용은 나쁘다'는 말은 맞을까. 내 답은 '아니요'다. 어떤 수입은 이익(수익성)이 있지만 어떤 수입은 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종합해보니 수익이 있다"는 평균의 함정에 빠져 수입은 무조건 좋은 것으로 여긴다. 또 비용은 무조건 나쁘다며 정말 필요한 부분마저 잘라버린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조건 해줘야 한다는 것도 통념일 뿐이다. 고객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며,해가 되는 고객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하다가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해결책은 서비스의 차별화다. 거래처나 제품군에 따라 각기 다른 리드 타임을 두고 중요한 대상은 확실히 만족시키고,덜 중요한 대상은 덜 확실히 만족시키면 된다. "
▼강의와 저술을 통해 시장에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는데.
"시장은 대중시장(mass markets)에서 정밀시장(precision markets)으로 이동하고 있다. 매스마켓 시대의 경영방식으로는 고비용 구조를 해소할 수 없다. 고객과 시장을 세분하고 특화해 '공격 끝점(offensive terminal point)'을 타격해야 한다. 이는 군사 용어인데 군대가 얼마나 적진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지를 가리킨다. 좁은 타깃에 집중할수록 적진에 더 깊이 침투할 수 있다. "
▼기업문화를 단번에 바꾸기란 어렵다. 문화를 바꾸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기업의 문화를 바꾸는 것은 관리자 입장에서 까다로운 명제 중 하나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고 하더라도 최소 4개월,최대 반년까지 걸린다. 그러나 이미 검증된 효과적인 추진 방법을 통하면 그리 어렵지 않다. 기업문화를 성공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실천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계에 충격파를 던진 불황이 생각보다 길다. 기업들이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리는 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불황을 역이용하라.어려운 시기가 닥치면 기업은 그동안 시도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변화를 추진할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다. 잘 활용하면 수익성을 올리고 단골 고객들을 잡을 수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에도 해당하는 얘기다. 수익성을 관리하고 고객이나 유통망의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 고객 혁신을 추구하는 동시에 전략적 혁신을 창조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건은 행동하는 타이밍이다. 불경기야말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으며,보상까지 받을 수 있다. "
▼한국이나 한국 기업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가.
"MIT에 한국 학생들이 많다. 한국 사업가들과도 친하다. 전자업계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은 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 가고 있다. "
조너선 번즈는…
조너선 번즈(Jonathan LS Byrnes) MIT 교수는 20여년 동안 MIT 경영대학원과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강의를 해왔다. 물류,공급체인 관리,통합 고객관리 등 다양한 과목을 가르친다. 번즈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이 매달 발간하는 '업무지식(Working Knowledge)'에 칼럼 '버텀라인(The Bottom Line)'을 4년 이상 연재해 전 세계 주요 기업의 임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를 모아 보완,'레드오션 전략-잃어버린 흑자의 섬을 찾아서'란 제목으로 책을 펴냈다.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대 동문회장을 맡고 있다. 1976년 설립한 컨설팅기업 조너선 번즈 컴퍼니를 통해 시스코,델,필립스,P&G 등 50여개 이상의 대기업과 재계 관계자들의 자문을 맡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기업이 적자의 늪에 빠지는 건 수익성 관리를 잘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는데,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모든 비즈니스의 40%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20~30%만이 수익을 내서 손실을 만회하며,나머지 부문은 현상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어떤 업종이나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익을 내는 회사라도 수익성 있는 20~30%가 나머지를 먹여살리는 비정상적인 구조에서 '평균적인 흑자'에 만족한다. 따라서 이익을 내지 못하는 나머지 부문에서 숨겨진 '흑자의 섬'을 찾아내고 사업 전반의 비효율을 걷어내면 기존의 레드오션에서도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수익 중심의 사고와 판매,운영,리더십이 필요하다. 수익성을 관리하기 위해 수익 맵핑(mapping)과 수익 레버,수익관리 프로세스 등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요구된다. "
▼수익성 관리 프로세스를 잘 구현한 기업을 꼽는다면.그들이 혁신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해 달라.
"1994년만 해도 델은 만년 2위의 PC 제조회사였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미리 주문해 다량의 재고를 안고 있었고,수요 예측이 잘못되면 회사는 상당한 감가상각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델은 재고를 없앨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다. 그 결과 델의 매출은 4년 만에 20억달러에서 160억달러로 급증했고,매년 50%씩 성장했다. 주당 수익률은 매년 62%씩 늘었고 주가는 8년 만에 1만7000%나 뛰어올랐다. 업계 선두가 됐다. "
▼믿기지 않는 변화다. 어떻게 짧은 기간 내에 그런 성과가 가능했는가.
"비결은 수익성 관리였다. 델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주문생산 시스템과 직접 판매를 통해 재고를 제로(0)로 유지했다. 이를 위해 고객을 선별하고 수요,제품 라이프 사이클,공급자,유동성을 관리했으며 수요를 정확히 예측해 생산했다. 상대적으로 구매 패턴을 예측할 수 있고 서비스 비용이 낮은 기업 고객을 위해서는 자동화된 주문이 가능하도록 업종별로 특화된 인트라넷 사이트를 개발했다. 정기적으로 일정 물량을 구입하고,기술 지원이 덜 필요하며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반복 구매 고객에게는 같은 가격으로 더 비싼 신제품을 공급했다. 제품 생산부터 판매,배송까지의 기간인 리드 타임(lead time)에 따라 재고 및 가격을 조절함으로써 재고 부담을 덜었다. "
▼다른 기업들의 예도 들어달라.
"P&G의 경우 10여년 전만 해도 전형적인 매스마켓을 겨냥한 기업이었다. 그러나 월마트를 파트너로 삼으면서 전략을 바꿨다. P&G는 양사가 공급 체인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벤더 재고관리'라는 확기적인 방식을 창안했고,이를 통해 월마트의 수익을 대폭 올려줬다. 수익성이 높아지자 월마트는 P&G 제품만 선택하기 시작했고,P&G의 수익도 높아졌다. 이와 동시에 P&G는 무수히 많은 소형 매장에 직접 제품을 배송하던 방식을 철회했다. 대신 대규모의 핵심 유통체인에만 제품을 공급했다. '두루 거래하는 것이 짭짤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셈이다. "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둘러싼 통념'을 깨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통념은 무엇인가.
"'수입은 좋고 비용은 나쁘다'는 말은 맞을까. 내 답은 '아니요'다. 어떤 수입은 이익(수익성)이 있지만 어떤 수입은 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종합해보니 수익이 있다"는 평균의 함정에 빠져 수입은 무조건 좋은 것으로 여긴다. 또 비용은 무조건 나쁘다며 정말 필요한 부분마저 잘라버린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조건 해줘야 한다는 것도 통념일 뿐이다. 고객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며,해가 되는 고객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하다가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해결책은 서비스의 차별화다. 거래처나 제품군에 따라 각기 다른 리드 타임을 두고 중요한 대상은 확실히 만족시키고,덜 중요한 대상은 덜 확실히 만족시키면 된다. "
▼강의와 저술을 통해 시장에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는데.
"시장은 대중시장(mass markets)에서 정밀시장(precision markets)으로 이동하고 있다. 매스마켓 시대의 경영방식으로는 고비용 구조를 해소할 수 없다. 고객과 시장을 세분하고 특화해 '공격 끝점(offensive terminal point)'을 타격해야 한다. 이는 군사 용어인데 군대가 얼마나 적진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지를 가리킨다. 좁은 타깃에 집중할수록 적진에 더 깊이 침투할 수 있다. "
▼기업문화를 단번에 바꾸기란 어렵다. 문화를 바꾸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기업의 문화를 바꾸는 것은 관리자 입장에서 까다로운 명제 중 하나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고 하더라도 최소 4개월,최대 반년까지 걸린다. 그러나 이미 검증된 효과적인 추진 방법을 통하면 그리 어렵지 않다. 기업문화를 성공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실천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계에 충격파를 던진 불황이 생각보다 길다. 기업들이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리는 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불황을 역이용하라.어려운 시기가 닥치면 기업은 그동안 시도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변화를 추진할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다. 잘 활용하면 수익성을 올리고 단골 고객들을 잡을 수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에도 해당하는 얘기다. 수익성을 관리하고 고객이나 유통망의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 고객 혁신을 추구하는 동시에 전략적 혁신을 창조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건은 행동하는 타이밍이다. 불경기야말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으며,보상까지 받을 수 있다. "
▼한국이나 한국 기업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가.
"MIT에 한국 학생들이 많다. 한국 사업가들과도 친하다. 전자업계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은 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 가고 있다. "
조너선 번즈는…
조너선 번즈(Jonathan LS Byrnes) MIT 교수는 20여년 동안 MIT 경영대학원과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강의를 해왔다. 물류,공급체인 관리,통합 고객관리 등 다양한 과목을 가르친다. 번즈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이 매달 발간하는 '업무지식(Working Knowledge)'에 칼럼 '버텀라인(The Bottom Line)'을 4년 이상 연재해 전 세계 주요 기업의 임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를 모아 보완,'레드오션 전략-잃어버린 흑자의 섬을 찾아서'란 제목으로 책을 펴냈다.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대 동문회장을 맡고 있다. 1976년 설립한 컨설팅기업 조너선 번즈 컴퍼니를 통해 시스코,델,필립스,P&G 등 50여개 이상의 대기업과 재계 관계자들의 자문을 맡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