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직격탄…자문형 랩 '정점' 지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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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증권사 랩잔액 7조5267억…한 달 반 동안 2588억 증가 그쳐
수수료 내린 후발社는 '선방'
수수료 내린 후발社는 '선방'
두 달 가까이 조정장이 이어지자 자문형 랩(랩어카운트) 성장세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일각에선 '자문형 랩 전성시대'가 막을 내린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0대 주요 증권사의 자문형 랩 잔액은 지난 15일 현재 7조5267억원으로,1월 말(7조2679억원)에 비해 한 달 반 동안 2588억원 증가했다. 1월에만 2조원의 자금이 몰린 것과 비교하면 수수료 인하경쟁 한 달간의 성과 치고는 증가폭이 미미하다.
'빅3' 증권사가 모두 고전했다. 삼성증권은 1월 말에 비해 불과 100억원 늘어 제자리걸음했고,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각각 500억원과 391억원을 불리는 데 그쳤다.
그나마 수수료를 연 1%대로 낮춘 후발 증권사들은 선방했다. 지난달 14일 수수료를 인하한 현대증권은 판매액을 2925억원으로 한 달 반 만에 1002억원 늘렸고,미래에셋증권도 1184억원 늘어난 9190억원까지 몸집을 키웠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달 28일 수수료 인하 대열에 합류해 판매액이 429억원 증가했다.
임민영 한국투자증권 압구정지점 프라이빗뱅커(PB)는 "증시 상승세가 꺾이자 고객들이 자문형 랩 대신 헤지펀드 등 사모펀드나 자문사와 직접 일임계약을 맺고 있다"고 전했다. 자문형 랩 규모가 커지다 보니 하락장에서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변동성은 더 낮고 맞춤서비스는 강화된 상품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투자자문 업계에선 시황과 상관없이 자문형 랩의 성장세가 꺾인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A투자자문 대표는 "상승장에서 스폿 랩이 불티나게 팔렸던 지난 1월이 자문형 랩의 정점인 것 같다"며 "앞으로 자문형 랩과 펀드 고객이 갈리면서 자문형 랩의 폭발적인 증가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마케팅 중심이 최근 자문형 랩에서 변동성이 낮은 헤지펀드로 옮겨간 것도 부담이다. B투자자문 관계자는 "요즘에는 증권사 영업점에서 자문형 랩보다는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판매에 주력하는 것 같다"며 "헤지펀드가 본격 도입되면 자문형 랩 수요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0대 주요 증권사의 자문형 랩 잔액은 지난 15일 현재 7조5267억원으로,1월 말(7조2679억원)에 비해 한 달 반 동안 2588억원 증가했다. 1월에만 2조원의 자금이 몰린 것과 비교하면 수수료 인하경쟁 한 달간의 성과 치고는 증가폭이 미미하다.
'빅3' 증권사가 모두 고전했다. 삼성증권은 1월 말에 비해 불과 100억원 늘어 제자리걸음했고,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각각 500억원과 391억원을 불리는 데 그쳤다.
그나마 수수료를 연 1%대로 낮춘 후발 증권사들은 선방했다. 지난달 14일 수수료를 인하한 현대증권은 판매액을 2925억원으로 한 달 반 만에 1002억원 늘렸고,미래에셋증권도 1184억원 늘어난 9190억원까지 몸집을 키웠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달 28일 수수료 인하 대열에 합류해 판매액이 429억원 증가했다.
임민영 한국투자증권 압구정지점 프라이빗뱅커(PB)는 "증시 상승세가 꺾이자 고객들이 자문형 랩 대신 헤지펀드 등 사모펀드나 자문사와 직접 일임계약을 맺고 있다"고 전했다. 자문형 랩 규모가 커지다 보니 하락장에서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변동성은 더 낮고 맞춤서비스는 강화된 상품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투자자문 업계에선 시황과 상관없이 자문형 랩의 성장세가 꺾인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A투자자문 대표는 "상승장에서 스폿 랩이 불티나게 팔렸던 지난 1월이 자문형 랩의 정점인 것 같다"며 "앞으로 자문형 랩과 펀드 고객이 갈리면서 자문형 랩의 폭발적인 증가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마케팅 중심이 최근 자문형 랩에서 변동성이 낮은 헤지펀드로 옮겨간 것도 부담이다. B투자자문 관계자는 "요즘에는 증권사 영업점에서 자문형 랩보다는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판매에 주력하는 것 같다"며 "헤지펀드가 본격 도입되면 자문형 랩 수요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