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식품의 경영권을 둘러싼 우리투자증권 PEF(마르스제1호사모투자 전문회사)와 사주 일가 간 분쟁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우리투자증권과 사주 측 경영진 간 샘표식품 지분율은 각각 32.98%와 33.86%로 팽팽한 상태다.

1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 PEF는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이사를 비롯한 이사들을 상대로 "위법행위를 중지하라"며 최근 가처분 신청을 했다. 우리투자증권 측은 샘표식품이 경영권 분쟁시 백기사 역할을 했던 엑소후레쉬물류의 전환사채(CB)를 상환받지 않고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배임행위라고 주장했다. 샘표식품은 이 회사 전환사채 50억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측은 "샘표식품은 엑소후레쉬물류로부터 50억원을 상환받는 것을 포기하고 현저하게 경제적 가치가 떨어지는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샘표식품은 우리투자증권과 경영권 분쟁을 벌일 때 엑소후레쉬를 동원해 샘표식품 지분을 매집해 경영권을 방어했다. 샘표식품은 전환사채를 인수해 엑소후레쉬에 자금을 지원했으며 엑소후레쉬는 4.18%의 지분을 매입했다.

샘표식품과 우리투자증권PEF와의 경영권 분쟁은 2006년 우리투자증권이 PEF를 구성해 샘표식품 주식 지분 24.1%를 확보하면서 시작됐다. 우리투자증권은 적대적 인수 · 합병(M&A)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지분을 우리투자증권 측에 통째로 넘긴 당사자는 1990년대 경영권을 놓고 싸웠던 박승재 전 사장 측 인사였다.

우리투자증권 측은 사외이사로 자기 측 인사를 임명할 것과 회계장부 등을 열람하게 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샘표식품 경영진 측이 요구를 거부하자 우리투자증권은 2007년 초 샘표식품 미국 현지법인의 투자손실 등을 들어 법원에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낸 데 이어 지분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이에 샘표식품 경영진도 관계사 등을 동원, 우호 지분을 늘리며 맞대응했다. 샘표식품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매번 주주총회를 앞두고 되풀이되는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