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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대지진 1주일…최악으로 치닫는 原電] "핵연료봉 노출된 원자로 시멘트로 덮어 '콘크리트 무덤'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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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 '최후의 수단' 권고
    원전 보관 사용後 핵연료봉, 분열ㆍ폭발 가능성 없지만 방사선 물질 대량 유출 우려
    물로 다스릴 단계 이미 지나…전력 시스템 조기 복구가 변수
    후쿠시마 1원전이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원전 주변의 시간당 방사선 피폭량이 연간 허용 한도의 수백~수천배까지 증가하면서 방사선 재앙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공중과 지상에서 물을 퍼붓고 있으며 원전 내 전력시스템 복원을 통해 냉각수를 다시 집어넣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제 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고 원자로에 시멘트를 퍼부어 고화(固化)시키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1983년 체르노빌사태 때 러시아 측이 동원했던 '최후의 수단'이다.


    ◆사용 후 핵연료 새 변수

    후쿠시마 원전사태에 사용 후 핵연료봉 변수가 새롭게 등장했다. 핵분열을 하고 난 핵연료봉을 물에 담가 저장하는 수조에 냉각수 공급이 원활치 않아 핵연료봉이 노출돼 방사선 수치가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3,4호기 주변에서 한때 연간 피폭 한도의 400배에 달하는 시간당 400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선량이 감지된 것은 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사용 후 핵연료봉 저장 수조는 원자로와 달리 격납고 등 차폐막이 따로 없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4호기 수조의 온도는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달아올랐으며 수위가 낮아져 핵연료봉이 절반 이상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 후 핵연료봉은 사용 전보다는 열과 방사선 수치가 낮지만 여전히 잔열과 방사선을 뿜어내기 때문에 몇 년간 수조에서 보관하다 폐기하거나 재처리 과정을 거친다.

    ◆핵폭발은 없다

    일각에서 사용 후 핵연료봉의 핵분열 및 폭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 도쿄전력 측이 한때 "수조 안 연료봉이 재임계 상태가 돼 핵분열 연쇄 반응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제로(0)는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성계용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리스크평가실장은 "사용 후 핵연료는 폭발이 일어날 정도로 핵연료 농도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다만 가열로 인해 피복재와 수증기가 반응하면서 자연 발화나 수소 폭발이 일어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핵분열 반응이 시작되는 데 필요한 핵연료 양을 '임계질량'이라고 한다. 가동 방식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열효율이 비슷하다고 가정했을 때 1000㎿급 원전 설비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우라늄 투입량은 약 76t이다. 자연상태 우라늄에는 U-238이 99.3%, U-235가 0.7%가량 존재한다. 핵연료봉에서는 투입 전 0.7% 수준인 U-235를 4%가량으로 농축하는 과정에서 연쇄 핵분열이 일어난다. 반면 사용 후 핵연료봉은 핵분열을 거친 3~4%의 U-235, 1% 미만의 P-239(플루토늄 239),나머지는 대부분 안정한 U-238로 구성된다. 핵폭발은 U-235 나 P-239를 90% 이상으로 농축시켜야만 가능하다. 바꿔 말하면 임계질량의 수십배에 달하는 우라늄과 특수시설이 있어야 하기때문에 핵폭발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없다.

    ◆시멘트를 부어라 vs 아직은 아니다

    문제는 폭발이 아니라 노심용융 및 핵연료봉의 지속적 노출로 인한 방사성 물질 누출이다. 이미 건물외벽과 격납고에 상당한 손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중성자선이 검출되면서 방사선 누출이 가속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공중이나 육상에서 물을 퍼붓는 것은 근원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방사선 수치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며 "물과의 싸움은 이제 의미가 없으며 원자로와 수조 등에 시멘트를 부어 원전 자체를 '콘크리트 무덤'으로 만들어야만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냉각상태가 아닌 상태로 방수하는 것은 원자로 내 증기압이 수시로 변화하는 비등형경수로(BWR) 특성상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1~4호기에서 계속되는 수소 · 증기 폭발과 화재는 원자로 내 냉각 · 감속 기능 마비로 원자로 내 압력이 급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증기 배출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반면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원자로 용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냉각수가 충분히 공급돼야 하고 냉각수를 전원공급장치로 '쿨링'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은 이 두 가지가 모두 안 되는 상황이다. 노희천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무너진 건물 외벽이나 격납고와 달리 아직 원자로가 무사하다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이라며 "전력시스템 정상화로 쿨링 기능을 회복해 원자로를 식히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 핵연료봉

    핵연료심(펠릿)을 지르코늄 등 금속 피복재로 둘러싼 후 밀봉해 만든다. 연료봉 안에선 우라늄이 연쇄 핵분열하며 막대한 에너지와 방사성 물질을 방출한다. 이 에너지는 열에너지(증기)→운동에너지(터빈)를 거쳐 전기에너지로 전환된다. 방사성 물질은 피복재인 지르코늄과 냉각수 등으로 인해 1차 차단되며 원자로 베셀(vessel),격납고 등으로 2중 3중으로 차단된다. 사용 전 핵연료봉은 원자로 안 노심에 다발로 뭉쳐 있으며 사용 후 핵연료봉은 뽑아내 격납고 밖 수조에 보관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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