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1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채택됐다.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여당이 단독으로 안건을 처리한 것이다.

전재희 문방위원장은 최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으로서 '부적격'하다는 민주당 의원 8명의 경과보고서와 '적격'하다는 한나라당 의원 14인의 보고서를 표결에 부쳤고 한나라당 보고서가 만장일치(찬성 15표)로 통과됐다. 회의를 속개한 지 불과 7분 만이었다.

문방위 소속 여야 간사는 지난 17일 청문회 직후부터 18일 내내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에 대한 협의를 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두세 차례 정회를 거듭하다 오후 8시께 야당이 퇴장한 가운데 과반인 14명의 한나라당 의원과 김을동 친박연대 의원,전 위원장 등 총 16명이 착석한 채 회의를 속개했다. 의결정족수인 과반(14명)이 되지 않아 전 위원장이 여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느라 당초 속개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늦어졌다.

김재윤 민주당 간사는 "부적격으로 보고서를 채택하거나 아예 채택하면 안 된다는 우리 입장이 조금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여당이 힘으로 날치기하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어떻게 의결정족수가 안 돼 날치기조차 제대로 못하느냐"고 쏘아붙였다.

같은 당의 전병헌 의원도 "지금 일본 쓰나미,원전 사태 때문에 온 국민이 일본으로 시선을 돌린 상황을 틈타 여당이 야당과 국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보고서를 채택한 것은 그야말로 국회를 무시한 행태"라며 "굳이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는데도 여당이 저렇게 무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은 "다수결이 민주주의의 원칙"이라며 "야당이 부적격하다고 생각하면 그 의견을 달아서 보고서를 채택하면 되지 왜 여당의 의견까지 강제하려 하느냐"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한선교 한나라당 간사는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고 국회에서는 공직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에 대해 검증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라며 "여당과 야당의 입장을 담은 경과보고서를 국회법에 따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청와대는 곧 최 후보자를 2기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할 전망이다. 최 후보자의 임기는 3년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