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분양바람'…대형 건설사·대단지 아파트 6300채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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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심각해지면서
모델하우스 방문객 늘고
미분양 아파트 속속 팔려
모델하우스 방문객 늘고
미분양 아파트 속속 팔려
'수원을 주목하라.'
경기도 수원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히어로'로 부상하고 있다. 설 연휴 직후를 기점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급속히 팔려 나가기 시작했으며 대형 건설사들이 미뤄오던 대단지 아파트 분양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수원에서 분양예정인 아파트만 총 6300여채에 이른다.
수원 부동산 시장의 양상을 변화시킨 기폭제는 전세난이라는 분석이다. 서울발 전세대란이 수원으로 확산되면서 전세 수요가 미분양 아파트 매수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수원지역의 전세가 상승률은 4.2%로 경기지역 평균인 2.6%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은 이르면 내달 말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수원 바로 옆이면서 인기지역이었던 광교신도시의 아파트 분양이 지난해 사실상 마무리된 데다 수원에서 2013년까지 입주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공급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탄력 붙은 미분양 물량 판매
영동고속도로 북수원IC 근처 수원시 파장동에 마련된 현대건설 '장안 힐스테이트' 모델하우스에는 주말이면 50~100개팀의 방문객이 찾아온다고 한다. 올 1월까지 하루 평균 5개팀이 방문했던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분양팀 관계자들 사이에선 "지난해 10월 모델하우스 개장 초기보다 요즘 분위기가 더 좋다"는 반응들이 나온다. 방문객 숫자만 늘어난 게 아니다. 계약률도 올라가고 있다. 전용면적 59㎡,84㎡,101㎡,127㎡형에 총 927채로 구성된 '장안 힐스테이트'의 초기 계약률은 20%에 불과했다. 최근 계약률은 70%에 육박하고 있다. 59㎡형은 모두 팔렸고 84㎡형은 저층 일부만 남아있다. 이달 들어서는 중대형에 해당하는 101㎡와 127㎡형도 팔리기 시작했다. 이충현 장안 힐스테이트 분양소장은 "통상 미분양 아파트 계약률이 70%를 넘으면 판매에 가속이 붙는다"며 "앞으로 두 달 안에 100% 계약이 목표"라고 말했다.
장안 힐스테이트 인근에서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SK 스카이뷰' 및 'STX칸'의 미분양 물량도 급속히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3498채에 달하는 대단지 SK스카이뷰는 초기 계약률이 30%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80%를 넘어섰다.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 84㎡형(1761채)의 경우 잔여물량이 많지 않다. 계약금 5%에 중도금 30% 무이자 조건으로 계약내용을 바꾼 STX칸도 총 947채 가운데 전용 59㎡와 84㎡형의 경우 막바지 물량을 털어내고 있다.
남수원 지역인 권선동의 자이 · e편한세상 아이파크2차,인계동의 푸르지오도 중소형 평형대 미분양 물량을 대부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대형 아파트의 미분양 물량 소진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라는 평가다.
◆총 6300여채 분양 대기 중
올해 수원에서 공급될 아파트 가운데 우선 관심대상은 삼성건설 현대산업개발 한화건설이 각각 준비 중인 1000채 이상의 대단지들이다. 인허가 지연이나 수원 부동산시장 상황 때문에 지난해 분양을 미뤘던 곳이다. 하지만 수원에서 전세가격이 뛰고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자 해당 건설회사들은 분양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건설이 먼저 포문을 열 전망이다. 영통구 신동도시개발지역에 지을 1330채의 아파트를 이르면 4월 말 분양할 계획이다. 지난 14일 사업승인을 받고 아파트 지을 현장에 모델하우스를 마련 중이다.
신동지구는 연구소 규모를 계속 늘려가고 있는 삼성전자의 삼성디지털시티 맞은편이라는 입지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1년부터 1만3000여명 수용 규모의 연구소를 조성한 데 이어 최근에는 1만여명의 연구인력이 상주할 연면적 30만㎡ 규모의 건물을 착공했다. 이 건물이 2013년 5월 준공되면 삼성디지털시티에는 2만3000여명이 상주하게 된다. 때문에 신동지구 아파트는 전세 수요도 상당할 것이라는 게 주변 중개업소들의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과 한화건설은 오는 8월께 수원에서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수원버스터미널 남쪽 맞은편 99만㎡ 부지에 도시개발 개념으로 조성 중인 '수원 아이파크 시티'에서 3차분 아파트를 내놓을 계획이다. 2009년 9월 2024채 및 2월 1336채에 이어 공급할 1077채가 분양대상이다. 3차분은 중소형 면적 위주로 구성되는 게 특징이다.
한화건설은 권선구 오목천동에서 2157채로 구성되는 대단지 '권선 한화 꿈에그린'을 분양할 예정이다. 수원시는 오목천동 일대를 포함해 서수원권 도시개발 계획을 추진 중이어서 향후 주거환경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서수원권 개발계획과 맞물려 주변 도로망도 확충되는 점을 감안해 이 일대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남광토건 한신공영 동문건설 등도 중형 규모의 단지 공급 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올해 수원 분양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아파트들이 공급되는 게 특징"이라며 "수원 전세시장 불안요인이 여전한 만큼 중소형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호영 한경닷컴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