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과 K옥션,아이옥션,마이아트옥션이 최근 실시한 올해 첫 메이저 경매 낙찰률이 평균 76%를 기록했다. 고미술품과 근 · 현대 작품들이 고가에 팔리면서 약 16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낙찰률이 지난해보다 5%포인트 올랐고 매출액은 작년 말보다 20% 이상 늘었다. 박수근 김환기 이대원 르누아르 등 인기 작가들의 작품에 매기가 몰렸다.

◆낙찰률 최고 78% 넘어

지난 17일 서울 인사동 경매장에서 첫 경매를 시작한 마이아트옥션은 200점 중 157점을 팔아 낙찰률 78.5%를 기록했다. 올 경매 중 최고 낙찰률이다. 16일 300여명이 참여한 K옥션 경매에서는 182점 중 137점이 팔려 낙찰률 75.2%를 기록했다. 이날 경매에서는 르누아르의 '기대누운 분홍색 원피스 차림의 소녀'가 15억원에 낙찰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옥션은 낙찰률 74%를 기록했다. 지난해 '황제주'로 급부상한 김환기의 출품작 3점이 모두 새 주인을 찾아갔고,이대원의 '농원'이 추정가의 2배를 웃도는 2억9000만원에 낙찰됐다.

◆2억원 이상 고미술품도 잘 팔려

고서화 도자기 민속품 등 고미술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조선시대 왕실 도자기 백자청화운룡문호가 18억원(수수료 포함)에 낙찰돼 국내 고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다. 허주 이징의 그림 '백응박압도'(3억1000만원)와 긍재 김득신의 그림에 추사 김정희가 발문을 쓴 '종리선인도'(2억7500만원)가 2억원 이상에 팔렸다.

아이옥션이 1000만원 미만에 내놓은 도자기(67점),민속품(17점),고서화(73점)도 인기리에 판매됐다. 공창규 아이옥션 대표는 "올 경매시장에서 고미술품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은 16년간 작품 값이 조정을 받은 데다 컬렉터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작품에 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회복세 이어갈지는 미지수

시장이 회복세를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일본 대지진 참사와 리비아 사태 등 악재가 많은 상황에서 미술 애호가들이 인플레이션과 금융시장 변동성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저명 작가들의 작품을 사고 있다"며 "올해 첫 경매에서 낙찰률이 상승하고 고가 작품 거래가 많아진 것은 향후 시장에 희망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악재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시장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