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으로 업소용 우유 가격이 들썩이자 스타벅스 카페베네 등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가 우유 조달원 다각화에 나섰다. 중소형 커피전문점들도 보다 싼 우유를 확보하기 위해 우유업체 대리점들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원두가 30여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커피 원료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정작 커피 업체들은 우유 값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주력 상품인 카페라테를 비롯해 우유가 들어가는 주요 메뉴의 경우 우유의 원가 비중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의 중간컵 크기는 업체에 따라 10~13온스(284~368㎖) 사이다. 엔제리너스 관계자는 "카페라테의 경우 적어도 80% 이상이 우유로 채워진다"고 설명했다. 원두 가루에 압력을 가해 뽑아낸 에스프레소 비중은 10%(30㎖) 수준에 그친다. 나머지 10%의 공간엔 우유 거품을 얹는다.

이런 비율을 감안하면 원가에서 차지하는 우유 비중은 커피보다 최대 3배 가까이 높다고 한 대형 커피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설명했다.

외국 커피전문점도 국내 원가 구조와 비슷한 편이다. 커피 수입 업체인 GSC인터내셔널의 황유진 기획실장은 "스타벅스의 카페라테도 우유 원가 비중이 6% 내외로 커피의 3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임대료와 인건비 비중은 우유나 커피보다 더 높다고 그는 설명했다.

국내 우유가격 결정 구조는 일반 소비자용과 업소용이 서로 다르다. 일반 소비자가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는 우유 값은 사실상 정부의 물가 통제를 받아 잘 움직이지 않는다. 대형 마트에서 팔리는 흰우유(1ℓ) 값은 2200원 내외에서 고정돼 있다.

그러나 업소용은 수요 · 공급의 원리가 적용된다. 구제역 이전 우유가 풍부할 땐 수요 업체가 우유 대리점과 협상을 벌여 가격을 낮출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공급 부족 시에는 가격이 뛰게 된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