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올 들어 상장기업들의 타법인 출자가 크게 늘었다. 금융위기 이후 실적개선을 배경으로 대기업들이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의 타법인 출자 총액은 8조11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5881억원)과 비교하면 5.4배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4조9601억원에 인수하면서 출자 금액이 순식간에 불어났다.

출자 건수는 49건으로 지난해 22건의 2배를 넘어섰다. 한 기업당 출자한 금액도 1047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138.43% 늘어난 1803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는 현대차가 현대건설 인수에 2조9760억원을 내놔 출자 금액이 가장 컸다. 현대모비스는 1조2400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기아차는 7440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3위는 SK네트웍스로 브라질 철광석업체인 MMX사에 7994억원을 투자했다.

한국가스공사가 호주 GLNG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6755억원을, 인도네시아 LNG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2047억원을 내놨다. 락앤락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중국법인에 3068억원을 투자했다. 이 밖에 CJ제일제당이 심양길륭옥미생화유한공사의 증자에 참여했고, NHN도 일본 법인에 추가 출자했다.

타법인 출자지분 처분 총액도 4조536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조7506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외환은행 우리금융지주 KB금융 신한지주 등이 현대건설 출자 지분을 현대차그룹에 처분했다.

기아차는 현대위아의 기업공개로 보유하고 있던 구주 매출로 2600억원을 처분했다. 동양종금증권은 계열사인 동양생명의 지분을 1994억원어치 처분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