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예멘 대통령이 내각을 해산했다.

AP통신은 반정부 시위대로부터 퇴진압박을 받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내각 전원의 해임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성명은 살레 대통령이 속한 부족의 일부 구성원들이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며 퇴진을 요구한 직후 나온 것이다.

앞서 후다 알 바안 인권장관은 정부의 시위진압 방식에 항의하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바안 장관은 예멘 시위사태 이후 관광장관, 종교장관에 이어 세 번째로 자진 사임한 장관으로 기록됐다. 또 압둘라 알사이디 유엔 주재 예멘대사도 이날 같은 이유로 사임했다. 예멘 대사로서는 레바논 주재 대사에 이어 두 번째 사임이다.

예멘에서는 33년째 집권중인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100여명이 숨졌다. 살레 대통령은 지난 18일 최고국방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당시 비상사태 선포전 수만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특히 최근 보안군이 유혈진압에 나서면서 시위가 격화양상을 보이자 시위대는 물론 성직자와 유력 부족사회까지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살레 대통령은 자신의 7년 임기가 종료되는 2013년 이전까지는 자진 퇴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