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매년 늘어왔던 대학생의 재학기간이 올해 큰 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4년제 대학을 졸업한 37만여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대학생의 재학기간을 분석한 결과 올 2월 대학을 졸업한 졸업생들의 재학기간이 평균 5년 10개월로 집계됐다.

그동안 대학생의 재학기간은 취업난을 이유로 재학 상태에서 구직을 준비하려는 학생들이 많은 탓에 ‘4년제’라는 말이 무색하게 꾸준히 늘어왔다.실제로 2001년 대학생들은 평균 5년 9개월을 재학한 것으로 나타난 이후 △2002년 5년 10개월 △2003년 5년 11개월 △2004년 5년 10개월 △2005년 5년 10개월 △2006년 5년 11개월 △2007년 6년 △2008년 6년 △2009년 6년 1개월 △2010년 6년 1개월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이같은 재학기간 증가는 어학연수와 토익점수 획득 등 이른바 스펙을 쌓기 위해 휴학을 하는 학생이 늘고 그 기간도 길어진 탓이다.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로 취업난이 극에 달한 2008년 무렵에는 이런 현상이 정점을 찍으며 평균 재학기간이 6년을 넘어서기도 했다.하지만 올해는 2005년 수준인 5년 10개월로 3개월 정도가 줄어들었다.매년 1~2개월 가량 증가해 온 것과 비교해 급격하게 줄어든 수치다.

이는 스펙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는 최근의 채용시장 변화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또 대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발표가 이어지는 등 채용이 활발할 것이란 기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스펙의 효용성이 줄면서 굳이 휴학을 하면서까지 스펙쌓기에 나서야 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며 “채용시장이 살아나면서 재학기간을 늘리기보다는 곧바로 졸업해 일자리를 찾는 게 낫다는 것이 최근 대학가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올 졸업생들을 성별로 나눠보면 남학생은 7년,여학생은 4년만에 졸업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군복무를 해야 하는 남학생의 경우에는 7년(34.9%)만에 졸업하는 학생이 가장 많았고 8년(22.2%),6년(19.3%) 순으로 이어졌다.여학생은 정석대로 4년(45.2%)만에 졸업하는 학생이 절반에 가까웠지만 5년(39.1%)만에 졸업한 학생도 만만치 않게 많았고 6년(12.1%),7년(2.3%) 등의 순이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