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로 유명한 캐나다의 스마트폰 제조사 리서치인모션(RIM)이 지난달 국내 시장에 발표한 '블랙베리 토치 9800'은 터치스크린과 쿼티(QWERTY) 키패드를 조합한 신개념 제품이다. 최신 운영체제(OS)인 '블랙베리6'를 탑재했다. 본체 화면 바로 아래에 노트북PC의 터치패드 마우스와 비슷한 '트랙패드'가 장착돼 있어 손가락을 화면에 갖다 대지 않고도 메뉴를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사용자 취향에 따라 조작 가능

블랙베리 토치를 써보면서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은 다양한 조작 기구를 쓸 수 있는 것이었다. 터치스크린 화면 대신 쿼티 키패드와 트랙패드로 작동시킬 수 있고,기존 터치폰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터치스크린 화면에서 직접 손가락으로 조작할 수도 있다.

그동안 블랙베리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웹브라우저의 성능도 크게 개선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각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보였다. 다양한 SNS를 한곳에서 관리하며 동시에 글을 올릴 수 있는 '소셜 피드' 기능을 갖춘 덕분이다. 검색어를 입력하면 인터넷뿐만 아니라 이메일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 등을 모두 한꺼번에 검색해 주는 '유니버설 서치' 기능도 유용했다.

◆강력한 이메일 기능

블랙베리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만족도가 높은 기능은 '이메일'이다. 강력한 보안 기능과 푸시 이메일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블랙베리 메신저도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랙베리 메신저는 다른 사용자가 본인에게 입력하는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단순한 채팅뿐만 아니라 파일과 이미지도 공유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채팅을 할 수도 있다.

블랙베리 토치는 자동 초점 기능을 갖춘 500만화소 카메라가 장착돼 있고,사진 음악 등을 관리하는 미디어 플레이어와 유튜브 전용 앱도 담겨 있다. 내장된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통해 사진을 찍은 장소를 자동으로 저장하는 '지오태깅' 기능도 갖췄다. 내장 메모리 용량은 8기가바이트(GB)이고,외장 메모리는 32GB까지 추가할 수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과 비슷한 앱 장터인 '블랙베리 앱월드'도 이용할 수 있다.

◆가로 · 세로 화면 고정은 안 돼

블랙베리 토치는 디자인이 세련된 느낌을 준다. 유선형으로 곡선미를 살렸을 뿐만 아니라 톡톡 튀어나온 쿼티 키패드의 독특한 맛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문자 입력 방식이 다소 헷갈릴 수 있다. 한글과 영어로 전환할 때,대문자 소문자 등으로 전환할 때 키패드의 입력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화면 고정 기능이 없는 것은 단점으로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가로 화면'과 '세로 화면'이 자동 변환되는 기능은 유용하지만 때로는 고정된 화면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특히 침대 같은 곳에 누워 제품을 사용할 때는 화면이 고정돼 있지 않으면 가로,세로 화면으로 자주 바뀌어 보기 어려워진다. 슬라이드형 쿼티 키패드를 아래로 빼면 세로 화면으로 고정되긴 하지만 슬라이드를 닫은 상태에서는 무조건 자동으로 변환된다. 화면 고정 기능을 담은 앱들이 있지만 이 역시도 일부 프로그램에 따라 작동되지 않았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