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활용할 수 있는 첨단기술 개발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글로벌 이슈로 부상하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전기자동차,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등 미래 친환경 자동차와 관련된 기술력 선점 여부가 생존을 결정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친환경차 기술에 역량 집중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차종 확대 △전기차 양산 △연료전지차 상용화 등을 준비 중이다. 2012년부터 친환경차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자웅을 겨루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2년까지 친환경차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을 동시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카는 이미 양산 단계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오는 6월 국내 시장에 각각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두 차량에는 하이브리드 전용 세타Ⅱ 2.4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간다. 연비는 ℓ당 20㎞ 수준이고 국내 판매가격은 3000만원대 중반이다.

전기자동차 분야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생산을 시작,9월 시범 운행에 들어간 '블루온'이 대표 상품이다. 이 차량은 유럽 전략 모델인 소형 해치백 i10을 기반으로 개발했다. 연구기간 1년여에 총 4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했다. 이 차에는 국내 최초로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16.4㎾h의 전기차 전용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가 들어간다. 이를 통해 최고출력 81마력,최대토크 21.4㎏ · m의 강력한 동력 성능을 낸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말부터 동력원으로 전기만을 쓰는 소형 도심형 유틸리티차량(CUV)을 양산,블루온과 함께 '투톱'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2013년까지 친환경차 2조2000억원 투자

2012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차는 국내외에서 시범 운행을 통해 상품성을 향상시키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2004년 9월 미국 에너지부(DOE)가 주관하는 수소연료전지차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미국 전역에서 수소연료전지차 32대를 시범운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6년 8월부터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수소연료전지차 모니터링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개발을 위한 연구 · 개발(R&D) 연력을 1000명 선까지 늘릴 계획이다. 친환경차 관련 투자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2013년까지 시설과 R&D에 투입할 예산은 총 2조2000억원에 달한다. 생산시설의 친환경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현대 · 기아차는 2012년까지 연간 278만t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62만t으로 줄일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친환경차 시장이 언제쯤 활성화할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며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시점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일찌감치 관련 기술을 확보해 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저소비 기술의 힘

현대차그룹은 저탄소 친환경차 개발로 석유 대체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국내 친환경차 총량이 2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쏘나타 4만1400대를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양에 해당하는 7만2000㎘의 석유를 절약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013년께 31만t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쏘나타 7만7000여대를 1년간 운행할 때 발생하는 양이다.

관련 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초소형 전기자동차,전기 스쿠터 등의 새로운 사업이 등장할 수 있다. 충전 인프라 관련 산업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에너지 사업은 최근 인수한 현대건설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을 엔지니어링,운영,기획 역량을 갖춘 고부가가치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입한다는 중장기 발전 방안을 내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로 친환경 발전 사업에서 충전 시스템을 갖춘 친환경 주택,친환경 자동차에 이르는 에코 벨류 체인을 완성했다"며 "발전 플랜트에 강점이 있는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원전사업 등을 수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