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호쿠(東北) 대지진에 따른 일본 보험업계의 개인보험 지급액이 1조엔(13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의 800억엔을 웃도는 사상 최대 규모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해상홀딩스 등 일본의 3개 대형보험사가 이번 지진으로 지급할 보험금 건수가 수십만 건에 달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고베 대지진 당시엔 6만5000건 정도였다. 앞서 미국 재난위험평가업체 에퀴캣은 400억~1조2000억엔,골드만삭스는 8610억엔으로 피해 보상액을 각각 추정했다. 일본 정부는 손해액에 따라 정부와 민간이 부담을 나누는 지진보험제도를 1996년 도입했다. 정부와 보험사가 공동으로 출자,재보험사를 설립한 뒤 양쪽이 부담을 나누는 정책성 보험 형태다. 예컨대 총 지급액이 1150억엔 이하일 경우 보험업체가 100%를 부담한다. 그러나 이 금액을 넘으면 정부가 절반을 낸다. 만약 총 지급액이 1조엔 이상이면 보험회사들이 5000억~6000억엔을 부담한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에 직접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손해배상법은 원전시설에서 일어난 사고와 관련,원전 사업자에게 배상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거대한 천재지변이나 사회적 활동'에 따른 사고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강구한다고 규정돼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손해배상 대상은 원전 인근 주민 22만명 외에 영업에 지장을 받은 기업,농산물 판매가 어려워진 농가 등이 포함된다"며 "배상금 총액은 1조엔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부와 도쿄전력이 어떤 방식으로 배상 비용을 분담할지는 명확하지 않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