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민주화 시위에 군부가 동참 의사를 밝히면서 예멘 정국이 급변하고 있다.

21일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예멘 육군 제1기갑 사단장인 알리 모흐센 알 아흐마르 소장은 이날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아흐마르 소장은 살레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다.

아흐마르 소장과 함께 장군 2명도 시위대 지지 의사를 밝혔고,남동부 하드라마우트주에서도 장교 60명과 경찰 50명이 시위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민주화 시위에 대한 군부의 동참이 확산되고 있다. 현지 일간 예멘포스트는 이날 "군부의 60%가 시위대와 뜻을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살레 정권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앞서 전날 예멘의 유엔 주재 대사와 인권장관이 당국의 시위 강경 진압에 항의하며 사임한 데 이어 이날도 시리아 주재 대사와 제2도시 아덴의 주지사가 사임 의사를 밝히는 등 집권층의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슬람 성직자들과 유력 부족들도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살레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요구는 지난 18일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시위대 52명이 숨진 이후 사회 각계 각층으로 급격하게 확산됐다. 최근 한 달간 예멘 민주화 시위 도중 숨진 사망자는 80여명에 달한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남부 다라 지역에선 수천명이 참여한 민주화 시위가 사흘째 계속됐다. 시위대는 1963년 이후 계속된 비상사태법 폐지를 촉구했다. 경찰은 실탄까지 쏘며 진압에 나서 최소 1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북아프리카 왕정 모로코에서도 수도 라바트와 최대 도시인 카사블랑카 등 곳곳에서 수만명이 정치개혁 이행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 금지령이 발효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이날 내무부 건물앞에 수십명이 모여 민주화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레인 최대 시아파 정당인 이슬람국가협의회소속 의원 18명은 이날 국제사회가 바레인 사태에 개입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바레인 정부가 시위대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고,주둔 중인 사우디군 등 다른 나라 군대가 철수하도록 압력을 행사해달라고 국제사회에 요구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