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대표 테마주들이 잇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있어 테마주 주의보가 내려졌다. 전문가들은 실적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테마주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2일 평산은 가격제한폭(14.81%)까지 폭락한 17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한국거래소가 2009년과 2010년에 자기자본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발생했다며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평산은 지난 11일 거래소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우려가 있다고 밝힌 뒤 줄 하한가를 기록하며 8일 동안 60%나 굴러떨어졌다.

평산은 2007년에만 해도 풍력 대표주로 꼽히며 주가가 6만원대를 넘어선 종목이다.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각광받으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5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각국이 풍력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다른 풍력주들은 조선 기자재 등 다른 영역에 분산투자한 반면 평산은 풍력에 집중 투자하면서 타격이 컸다"며 "특히 중국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자금상황이 악화됐다"고 풀이했다.

평산 뿐만 아니라 대표 테마주로 꼽히던 종목들이 최근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지정될 위기에 처해 있다.

미국에서 3D 태블릿을 발표하는 등 3D 테마주로 떠올랐던 아이스테이션도 대규모 손실 발생으로 지난 21일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아이스테이션 주가는 최근 6일 동안 다섯번이나 하한가를 맞았다.

전기차 테마주의 선두에서 달리던 CT&T 역시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우려가 불거지며 연일 급락중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재무제표만 봐도 이런 종목들은 걸러낼 수 있다며 투자에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재무상태가 좋고 기술력도 있는 종목이 테마주라는 탄력을 받으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으로 계산하는 것보다 더 높은 주가 상승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부채비율이 높거나 영업이익이 안 좋은 종목인데도 단순히 테마에 편승해 투자했다 매도시점을 놓친다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