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와 일본 대지진 등 잇단 해외 변수로 인해 시중자금이 다시 단기 부동화하고 있다. 초단기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를 비롯해 투자자예탁금(고객예탁금)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 상품으로 자금 유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는 지난 18일 기준 60조46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2조1090억원 증가했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으로 MMF 수익률 악화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자금이 들어온 것이어서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지난 1월에는 기준금리 인상 후 장부가와 시가와의 차이인 '괴리율' 확대 우려로 MMF에서 2주 새 10조원가량이 빠져 나갔었다.

MMF에 유입된 자금은 주로 기관들이 채권형펀드에서 뺀 자금으로 추정된다.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지난 17일 44조4518억원으로 이달 들어 2조3760억원 감소했다. 이진서 IBK자산운용 전무는 "마땅한 투자 대상이 없고 장기로 묶어두기도 불안해지자 기관을 중심으로 MMF로 다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15조5553억원으로 이달 들어 8791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 말(16조2600억원) 이후 최대다.

CMA도 43조9916억원으로 이달 들어 4491억원 증가했다. 금리 인상으로 CMA 금리도 덩달아 오르긴 했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부동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위험 선호도가 높은 투자자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주식형펀드 가입을 늘리고 있다. 국내주식형 펀드(ETF 제외)는 이달 들어 7414억원 순유입돼 설정액이 64조1020억원으로 증가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증시가 출렁일 때 주식형펀드 비중을 늘리려는 투자자를 위해 자산운용사들은 단기에 목표를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전환형펀드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