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섬이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원주(原株)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하한가로 추락했다.

22일 중국고섬은 가격제한폭(14.91%)까지 밀린 41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고섬은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기업으로,국내 유가증권시장에는 지난 1월 주식예탁증서(DR)로 2차 상장했다.

이날 급락은 싱가포르 증시의 원주가 전날 5000만주에 달하는 매물폭탄 때문에 24% 급락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이에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는 주가 급락 사유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고,중국고섬 측은 조회공시 답변을 준비하기 위해 SGX에 매매거래 중단을 요청했다.

한국거래소도 이날 10시부터 중국고섬의 거래를 중단시켰다. 중국고섬의 국내 기업설명(IR) 담당자는 "현지사무소를 통해 중국고섬 측과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정확한 답변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답변이 오는 대로 상황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정확한 사태를 몰라 과거 연합과기 중국원양자원 등을 떠올리며 불안해 하고 있다. 작년 4월 연합과기는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직전까지 몰렸고,11월엔 중국원양자원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돌연 취소해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불거진 바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중국고섬의 경우 싱가포르 증시 거래 정지 사실을 늦게 알려 투자자 피해를 키운 측면이 있다"며 "SGX에 공시하는 즉시 거래소에도 신고하도록 회사 측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기업 관련 사안은 회사가 직접 알려주지 않으면 신속히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