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힘겨운 수습] 日 경제 '전력 대란' 쓰나미…제한송전 내년 여름까지 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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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마이너스 성장 우려
제조·관광·농업 고사 위기…산업 '2차 재해' 본격화 조짐
백화점 매출 절반으로 뚝…소비심리마저 얼어붙어
제조·관광·농업 고사 위기…산업 '2차 재해' 본격화 조짐
백화점 매출 절반으로 뚝…소비심리마저 얼어붙어
일본 지진 피해지역과 수도권에 대한 제한송전 조치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이로 인해 공장을 돌려야 하는 제조업은 물론 관광업과 유통업 등 서비스업에서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일본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한다. 전력난에 대비하기 위해 서머타임 도입도 검토 중이다.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도 일본 경제를 계속 짓누르고 있다. 농업과 축산업 수산업 등은 고사 위기에 몰렸다.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2차 재해'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경기회복,전력공급에 달렸다
도쿄전력은 22일 "4일 만에 계획송전을 재개한다"며 "후쿠시마 지역의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가 쓰나미 피해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전력 부족 현상이 심화돼 올 겨울까지 제한송전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이 전기를 공급하는 2800만가구가 겨울철에 사용하는 전력량은 하루 5000만㎾ 수준.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는 여름철에는 6000만㎾로 늘어난다. 그러나 지진과 쓰나미로 발전시설이 타격을 받으면서 현재 도쿄전력이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은 3500만㎾로 줄었다. 겨울철엔 1500만㎾,여름철엔 2500만㎾ 정도가 부족한 셈이다.
도쿄전력은 그동안 가동을 중단했던 일부 화력발전소를 다시 돌리고 가스회사 등 전력 도매상으로부터 전기를 사들여 여름까지 전력 공급량을 4700만㎾로 늘릴 계획이지만 여전히 1000만㎾ 이상 모자란다. 300만~400만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사히신문은 "현재 상황에서는 추가로 전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특단의 공급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올 겨울뿐만 아니라 내년 여름까지도 전력난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력 부족 상황이 이처럼 장기화하면 일본 산업 전반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요미우리신문은 "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기업활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올해 말까지 전력난이 지속될 경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초 일본 정부가 목표로 잡았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5%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경제가 V자형 회복을 할 수 있을지 여부는 전력 공급을 언제 정상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전력난에 소비심리도 위축
쓰나미 공포에 방사능 오염 우려까지 겹치면서 소비자의 지갑도 굳게 닫혀 버렸다. 제한송전 조치도 소비심리를 냉각시킨 주요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도심 백화점의 매출은 연휴였던 지난 19~21일 3일간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봄철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나던 여성복과 신사복은 판매 감소폭이 60~70%에 달했다.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외식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도쿄 시내 술집과 영화관 음식점 서점 등의 매출은 모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도쿄 인근 지바현의 주요 골프장은 연휴기간 예약이 80~90%가량 취소됐고 일부 골프장은 아예 문을 닫았다. 도쿄 시내 주요 호텔의 객실 가동률도 50%를 밑돈다.
사이토 다로 닛세이기초연구소 연구원은 "전력 부족에 따른 수도권의 제한송전 조치가 소비행동을 직접적으로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이토 연구원은 전력난으로 인해 개인소비가 20~3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대지진의 소비억제 효과가 1995년 발생했던 고베 대지진 당시의 1조7500억엔을 크게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금치 등 채소 출하 중단
일본 정부가 21일 시금치 등 일부 채소에 대한 출하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일본 농축산업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안전을 중시하는 일본 소비자의 성향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매출이 회복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원전 사고 수습이 늦어져 방사성 물질 유출이 지속되면 출하 중단 대상 지역도 늘어날 공산이 크다.
일본 수도권의 식료품 공급난도 우려된다. 이번에 출하금지 조치를 받은 지역의 농축산물이 수도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도쿄 최대 청과물 시장인 오오타 시장의 경우 거래되는 시금치의 60%가 군마현 이바라키현 등 출하금지 지역에서 생산된다. 아사히신문은 "농산물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도 일본 경제를 계속 짓누르고 있다. 농업과 축산업 수산업 등은 고사 위기에 몰렸다.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2차 재해'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경기회복,전력공급에 달렸다
도쿄전력은 22일 "4일 만에 계획송전을 재개한다"며 "후쿠시마 지역의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가 쓰나미 피해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전력 부족 현상이 심화돼 올 겨울까지 제한송전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이 전기를 공급하는 2800만가구가 겨울철에 사용하는 전력량은 하루 5000만㎾ 수준.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는 여름철에는 6000만㎾로 늘어난다. 그러나 지진과 쓰나미로 발전시설이 타격을 받으면서 현재 도쿄전력이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은 3500만㎾로 줄었다. 겨울철엔 1500만㎾,여름철엔 2500만㎾ 정도가 부족한 셈이다.
도쿄전력은 그동안 가동을 중단했던 일부 화력발전소를 다시 돌리고 가스회사 등 전력 도매상으로부터 전기를 사들여 여름까지 전력 공급량을 4700만㎾로 늘릴 계획이지만 여전히 1000만㎾ 이상 모자란다. 300만~400만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사히신문은 "현재 상황에서는 추가로 전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특단의 공급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올 겨울뿐만 아니라 내년 여름까지도 전력난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력 부족 상황이 이처럼 장기화하면 일본 산업 전반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요미우리신문은 "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기업활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올해 말까지 전력난이 지속될 경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초 일본 정부가 목표로 잡았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5%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경제가 V자형 회복을 할 수 있을지 여부는 전력 공급을 언제 정상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전력난에 소비심리도 위축
쓰나미 공포에 방사능 오염 우려까지 겹치면서 소비자의 지갑도 굳게 닫혀 버렸다. 제한송전 조치도 소비심리를 냉각시킨 주요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도심 백화점의 매출은 연휴였던 지난 19~21일 3일간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봄철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나던 여성복과 신사복은 판매 감소폭이 60~70%에 달했다.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외식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도쿄 시내 술집과 영화관 음식점 서점 등의 매출은 모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도쿄 인근 지바현의 주요 골프장은 연휴기간 예약이 80~90%가량 취소됐고 일부 골프장은 아예 문을 닫았다. 도쿄 시내 주요 호텔의 객실 가동률도 50%를 밑돈다.
사이토 다로 닛세이기초연구소 연구원은 "전력 부족에 따른 수도권의 제한송전 조치가 소비행동을 직접적으로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이토 연구원은 전력난으로 인해 개인소비가 20~3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대지진의 소비억제 효과가 1995년 발생했던 고베 대지진 당시의 1조7500억엔을 크게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금치 등 채소 출하 중단
일본 정부가 21일 시금치 등 일부 채소에 대한 출하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일본 농축산업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안전을 중시하는 일본 소비자의 성향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매출이 회복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원전 사고 수습이 늦어져 방사성 물질 유출이 지속되면 출하 중단 대상 지역도 늘어날 공산이 크다.
일본 수도권의 식료품 공급난도 우려된다. 이번에 출하금지 조치를 받은 지역의 농축산물이 수도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도쿄 최대 청과물 시장인 오오타 시장의 경우 거래되는 시금치의 60%가 군마현 이바라키현 등 출하금지 지역에서 생산된다. 아사히신문은 "농산물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