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시스템 컨퍼런스] "지나친 달러 의존이 금융위기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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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금융硏·ADB 공동주최…국제통화시스템의 평가
美양적완화는 신흥국 거품 유발…SDR 기축통화 대안 될 수 없어
美양적완화는 신흥국 거품 유발…SDR 기축통화 대안 될 수 없어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로 한 국제 통화체제의 불안정성은 그간 학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된 문제다. 국제 통화시스템에 대한 평가를 주제로 진행된 제1세션에서는 달러 기축통화체제의 문제점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토론이 시작되자 패널들은 달러 체제와 대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달러 체제의 약점을 지적하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가운데 달러 체제를 굳이 개혁해야 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달러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금융위기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달러를 기축통화로 한 현 체제에서는 달러 유동성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늘어난 달러가 자산시장 거품을 일으켜 시스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졸트 다르바스 벨기에 브뤼겔연구소 연구위원은 특정 국가의 통화를 기축통화로 삼는 현 체제는 근본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르바스 연구위원은 "미국은 기축통화 발행국이지만 세계경제에 앞서 자국의 이익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경기 회복을 위해 진행 중인 양적완화에 대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은 자산시장 거품을 키울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달러의 패권은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스 겐버그 국제통화기금(IMF) 평가국 부국장은 국제 통화체제가 문제의 근원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겐버그 부국장은 "국제 통화체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은 아니었다"며 "주택대출 부실 등 각국 국내 정책의 실패가 문제였다"고 말했다.
찰스 위플로스 스위스 국제대학원 교수는 달러 체제의 약점을 인정하면서도 당장 개혁해야 할 만큼 현 체제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위플로스 교수는 "지금 체제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증거는 없다"고 진단했다.
달러 체제의 대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최 위원은 "아시아 공동통화인 ACU(Asia Currency Unit)를 도입해야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광철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겸 경제교육연구소장은 "유로화나 위안화가 달러와 실질적인 경쟁을 하리라는 건 현실성이 떨어지는 예측"이라며 "단기적으로 달러 기축통화 체제에 획기적인 변화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플로스 교수는 "SDR을 기축통화로 삼자는 건 농담에 가깝다"며 "SDR은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 화폐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최공필 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달러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금융위기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달러를 기축통화로 한 현 체제에서는 달러 유동성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늘어난 달러가 자산시장 거품을 일으켜 시스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졸트 다르바스 벨기에 브뤼겔연구소 연구위원은 특정 국가의 통화를 기축통화로 삼는 현 체제는 근본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르바스 연구위원은 "미국은 기축통화 발행국이지만 세계경제에 앞서 자국의 이익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경기 회복을 위해 진행 중인 양적완화에 대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은 자산시장 거품을 키울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달러의 패권은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스 겐버그 국제통화기금(IMF) 평가국 부국장은 국제 통화체제가 문제의 근원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겐버그 부국장은 "국제 통화체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은 아니었다"며 "주택대출 부실 등 각국 국내 정책의 실패가 문제였다"고 말했다.
찰스 위플로스 스위스 국제대학원 교수는 달러 체제의 약점을 인정하면서도 당장 개혁해야 할 만큼 현 체제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위플로스 교수는 "지금 체제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증거는 없다"고 진단했다.
달러 체제의 대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최 위원은 "아시아 공동통화인 ACU(Asia Currency Unit)를 도입해야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광철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겸 경제교육연구소장은 "유로화나 위안화가 달러와 실질적인 경쟁을 하리라는 건 현실성이 떨어지는 예측"이라며 "단기적으로 달러 기축통화 체제에 획기적인 변화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플로스 교수는 "SDR을 기축통화로 삼자는 건 농담에 가깝다"며 "SDR은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 화폐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