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5일째 상승세를 이어가 한 달여 만에 201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데다 일봉차트상 상승장 전환을 시사하는 '적삼병'이 출현하는 등 시장의 안정세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다만 일본의 원전 위험과 중동지역 갈등에 따른 고유가 등 해외 악재가 여전해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신중한 의견이 많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뉴욕증시의 상승 마감에 힘입어 강세로 출발,개장 직후 2015선을 넘겼다. 이후 차익 매물로 상승폭이 줄었다가 오후장에 다시 탄력이 붙어 10.24포인트(0.51%) 오른 2013.66에 마감했다. 지수는 지난달 18일(2013.14) 이후 처음으로 2010선을 되찾았다. 기관과 개인이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2370억원 순매수하며 5일 연속 '사자'에 나섰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도 5501억원 순매수하는 등 3일째 매수 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조선 정유 등이 단연 돋보였다. 현대차(4.42%) 기아차(3.57%) 현대중공업(3.65%) SK이노베이션(4.22%) 등이 긍정적인 실적 전망으로 급등했다. 반면 삼성전자(-1.69%) 하이닉스(-2.28%) 등 반도체주는 D램 가격이 10개월 만에 반등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전날 "정보기술(IT)주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의 발언까지 겹치면서 약세를 보였다.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성지건설 등이 일제히 3~4%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일본 지진의 충격에서 벗어나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17일부터 전날까지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일봉차트상 '적삼병'이 나타나 상승 추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대개 시장이 하단을 다진 후 적삼병이 출현하면 조정을 마무리짓고 회복 국면에 진입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다만 이번 적삼병은 일봉의 길이가 차츰 짧아지는 형태여서 일정 수준에서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원전사태가 해결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중동발 정정 불안으로 국제 유가와 상품 가격이 다시 급등했다"며 "단기적으로는 60일 이동평균선이 지나는 2030선에서의 저항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적삼병

주가 상승을 뜻하는 붉은 색 양봉(陽棒)이 3개 연속 나타나는 현상.종가가 시가보다 높게 형성되면서 양봉이 잇달아 우상향하는 모습을 그린다. 통상 차트분석상 주가가 하락하며 바닥을 다진 후 적삼병이 출현하면 상승 추세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반대로 음봉이 3개 연속 나타나는 것은 '흑삼병'이라고 부른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