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곧 기회다. 그리고 마케팅은 위기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경기가 활황일 때 기업의 매출을 극대화하는 게 마케팅이기도 하지만,불경기 와중에 기업을 살리는 것이 마케팅이기도 하다.

한편에선 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에서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고,다른 한편에선 글로벌 원자재가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요즘 국내 기업들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기업 경영은 장기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위기라고 단기적으로 긴축만 고집했다가는 경기가 풀리는 상황에서 기업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기업과 제품의 이미지를 만드는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줄였다가는 소비자들에게 잊혀질 수 있다. 언젠가 다시 돌아올 호황에 대비해 장기적으로 마케팅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한경마케팅대상을 받은 기업들은 이 같은 사실을 증명했다. 수상 기업들은 신제품 상품 전략과 브랜드 마케팅 전략,그리고 고객만족 부문에 중점을 두고 소비 침체라는 위기에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사업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또 고객들이 상품과 기업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도록 브랜드 마케팅을 꾸준히 펼쳤다. 기업이 오래도록 고객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속적인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임채운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를 비롯한 심사위원단은 마케팅 성과와 마케팅 가치를 심사 기준으로 삼아 마케팅 성공 사례를 분석했다.

총 18개 수상 기업과 기관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케팅에 지속적으로 투자,우수한 성과를 보여줬다. 마케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실시하고,그 성과를 확인한 기업들의 사례도 늘고 있다. 다년 연속으로 수상한 업체들이 적지 않은 점도 이를 방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브랜드마케팅 부문 대상을 수상한 신한금융투자다. 신한금융투자는 브랜드 마케팅 부문에서 7년 연속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사회공헌 부문에서 롯데홈쇼핑은 6년 연속 수상했다. 자산관리 부문에서 삼성증권은 5년 연속,혁신상품 부문에서 SC제일은행은 4년 연속 수상했다. 로하스노인전문병원(고객만족)과 카디프생명보험(대내외브랜딩광고전략),하림(마켓프론티어)도 2년 연속 수상하며 마케팅 우수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올해 처음으로 마케팅대상을 수상한 파리바게뜨,NS홈쇼핑,엠케이트렌드,듀오백코리아,한화손해보험 등은 해당 분야 시장에서 지위를 견고히 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명문제약과 한샘,골드윈코리아 역시 꾸준한 마케팅으로 브랜드 가치를 키운 대표적인 사례로 선정됐다. 취업포털 커리어와 동화SFC하우징 등은 해당 분야에서 급성장해 미래 주도적 기업으로 부상할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은 공공부문 고객만족분야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유통관리와 프랜차이징 분야 전문가인 임영균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는 선진국에 비해 학문체계가 미흡한 국내 프랜차이징 마케팅에 대한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학술부문 특별상을 수상하게 됐다.

이번 한경마케팅대상 수상 사례들은 고객의 다양한 수요와 만족을 무시하고는 경쟁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많은 기업이 경쟁하고 선택의 기회가 열려 있는 개방사회에선 소비자들이 진정한 주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