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대회를 후원하는 '큰손'은 금융 관련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시즌 미국과 한국의 프로골프대회 타이틀 스폰서를 분석한 결과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 업종이 가장 많았다. 다른 스포츠 종목에 비해 구매력과 연령층이 높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거 소비시장을 이끌었던 자동차 · 식음료 업종은 미국 경기 불황 여파로 줄어들고 자산관리 및 노후대비 등과 관련한 금융 업종의 후원이 활발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올 시즌 미국 PGA투어의 45개 대회 중 11개를 금융 관련 기업이 후원한다. 웰스파고 · 로열뱅크오브캐나다 · 바클레이스 · 도이체방크(은행),파머스 · 취리히 · 내션와이드 · 트래블러스(보험) 등 은행과 보험이 각각 4개로 가장 많다. 노던 트러스트(자산관리),마스터카드(신용카드),액센츄어도 금융 관련 컨설팅회사다.

5년 전에는 자동차 업종이 11개 대회를 후원해 금융(10개)보다 많았다. 당시 자동차에서는 크라이슬러가 4개 대회(봅호프크라이슬러클래식,투산크라이슬러클래식,그린스보로크라이슬러클래식,크라이슬러챔피언십)를 후원했으며 뷰익이 3개 대회(뷰익인비테이셔널,뷰익챔피언십,뷰익오픈)를 후원했다.

메르세데스(메르세데스챔피언십)와 닛산(닛산오픈),포드(포드챔피언십),혼다(혼다클래식)도 각각 1개 대회를 열었다.

그러나 올해는 현대(현대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혼다(혼다클래식),캐딜락(캐딜락챔피언십),쉐브론(쉐브론월드챌린지),BMW(BMW챔피언십) 등 5개로 줄었다.

올해 LPGA투어도 25개 대회 중 5개를 금융회사가 후원한다. HSBC(HSBC우먼스챔피언스,HSBC브라질컵),스테이트팜(LPGA스테이트팜클래식),하나은행(LPGA하나은행챔피언십)에 이어 최근 시카고상업거래소 그룹인 CME그룹이 합류했다.

그동안에는 식품 관련 기업들이 많았다. 2006년 32개 대회 중 3분의 1인 10개 대회를 후원했다. 식품유통체인인 세이프웨이가 2개 대회(세이프웨이인비테이셔널,세이프웨이클래식)를 열었으며 크래프트,맥도날드,웬디스,위타빅스,에비앙 등 식음료 회사에다 주류회사인 미켈롭울트라와 코로나 등이 스폰서였다. 그러나 올해는 나비스코,에비앙,코로나,세이프웨이 등 4개로 줄었다.

국내 대회에서도 금융회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자대회 23개(하나은행챔피언십 제외) 가운데 8개가 금융 관련 기업이다. 한국경제여자오픈을 후원하는 메트라이프를 비롯해 한화금융네트워크,KB국민은행,LIG,대우증권,대신증권,우리투자증권,러시앤캐시 등이 참여했다.

남자대회도 21개 가운데 6개를 금융회사들이 차지할 전망이다. 신한은행,메리츠,동부화재,유진투자증권에 이어 모 은행과 증권회사가 1개 대회씩 열 계획이다.

과거에는 골프장이 최대 후원사였다. 2007년 남자대회 17개 중 10개,여자대회 22개 중 4개 대회에 골프장이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 올해는 남자 4개(군산CC오픈,레이크힐스오픈,지산리조트오픈,몽베르오픈),여자 2개(금강센테리움여자오픈,삼부타니여자오픈)로 줄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