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시장에서 기업공개(IPO)에 나선 네이버웹툰의 공모가가 희망가 상단인 주당 21달러(약 2만9000원)로 결정됐다. 네이버웹툰을 이끈 김준구 대표(사진)는 총 900억원 상당의 금전적 보상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네이버웹툰의 본사이자 북미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공모가가 희망 범위인 주당 18∼21달러의 상단 21달러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공모가가 희망범위 최상단으로 결정된 데는 한국 웹툰산업에 대한 현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이에 따라 27일 나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기업 가치는 26억7000만달러(약 3조72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이번 IPO를 통해 보통주 1500만주를 발행, 3억1500만달러(약 4300억원)를 조달할 전망이다.라인(현 A홀딩스) 이후 네이버 자회사의 IPO는 8년 만이다. 상장 후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종목 코드 ‘WBTN’으로 나스닥시장에서 거래된다. 상장 후 네이버는 웹툰엔터테인먼트 지분 63.4%를 보유한 지배주주로서 이사 선임 권한을 보유하게 된다.또 다른 주주인 라인야후(LY 코퍼레이션) 역시 지분 24.7%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계속 남는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2020년 한국 네이버웹툰, 일본 라인디지털프론티어와 지분 구조 조정을 거쳐 현재의 구조를 이뤘다. 네이버는 2021년 세계 최대 웹소설 업체 왓패드를 6억달러에 인수, 웹툰엔터테인먼트 산하에 뒀다.이번 상장을 계기로 서비스 초기부터 네이버웹툰을 이끈 김준구 대표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는 웹툰엔터테인먼트 주식 346만1670주를 주당 11.04달러에 살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공모가 기준
"과연 인공지능(AI)이 인간처럼 시를 쓸 수 있을까요?"서울국제도서전의 개막일이었던 지난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C홀 한쪽에서는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홍성욱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교수의 사회로 시작된 강연. AI와 창작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두 작가가 50여 명의 관객들과 함께 대담을 나눴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미디어 아티스트 중 한 명인 권병준과 예술사화학자로도 활동하는 시인 심보선이다.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두 작가는 모두 자신의 예술에 AI를 결합한 실험을 해 왔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가졌다. 이날 서울국제도서전이 '인문학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AI 시대의 예술'을 주제로 펼칠 강연에 이 두 작가를 선정한 이유다. 권병준은 AI와 로봇을 결합한 설치작품을 내놓으며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한 '올해의 작가상'의 주인공이 됐다. 심보선도 AI를 활용해 텍스트 생산 연구를 오랜 기간 이어오고 있다.두 사람은 가장 먼저 'AI가 인간처럼 창작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내놨다. 고개를 끄덕인 후 "AI는 모사의 달인"이라고 입을 뗀 권병준. 그는 "이제 AI가 하는 작업과 비슷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을 더이상 예술가로 치부하지 못하게 됐다"며 "웬만한 퀄리티의 작품을 데이터베이스를 거쳐 공식을 가지고 뽑아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심보선은 조금 다른 시각을 들려줬다. 그는 자신이 챗GPT를 가지고 시를 번역해 본 실험을 예로 들었다. 한충자의 '무식한 시인'이라는 시를 가져와 '영어로 번역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70대에 한글을 배운 한 시인이 쓴 구절을 AI는 완벽히
193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만국박람회. 태양처럼 빛나는 2500개의 불빛이 떠올랐다. 사람들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그 빛나던 태양들은 형광등. 인류가 어둠 속에서도 반짝거리는 '형광체'를 발견한 게 1674년이었으니, 형광등이 대량생산 된 건 무려 260여 년이 지난 뒤의 일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이 주도한 형광등의 대중화는 세계인의 삶을 바꿨다. 캄캄한 밤에도, 어스름한 새벽에도 대낮처럼 일할 수 있게 됐다. 어쩌면 형광등의 발명은 산업혁명의 결정적 순간 중 하나다. 무한히 빛날 것만 같았던 형광등도, 시간이 지나며 별것 아닌 존재가 됐다. 공장과 사무실은 물론 집집마다 새하얀 불빛이 원하는 때 언제든 흘러나올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찮은 존재가 돼버린 형광등에 다시 한번 영광의 순간을 선사한 이가 있다. 강렬한 색이 주도하던 1960년대 미술계를 빛으로 전복시킨 미니멀 아트의 선구자, 댄 플래빈(1933-1996)이다. 그의 대규모 회고전을 스위스 바젤의 쿤스트뮤지엄 바젤 노바우(Neubau)에서 최근 만났다. 아트바젤이 열리는 6월 '꼭 봐야할 전시 0번'으로 꼽힌 '댄 플래빈: 빛에 대한 헌신( Dedications in Lights)'에서다. 총 277점의 작품이 미술관 곳곳에 설치됐다. 미국 작가 플래빈은 1960년대 후반 대량생산된 형광등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형광빛의 네온사인이 도시 곳곳을 야비하고 저속한 인공의 공간으로 만들고 있던 때, 그는 형광등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색만을 추출해 3차원으로 옮겨왔다. 텅 비어있는 공간을 비추는 화사한 색들. 백색의 벽을 황금빛 형광등 하나가 사선으로 가르고, 수직의 붉은 빛을 공간의 모서리를 빛낸다.&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