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증시가 닷새 만에 90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2000선에 안착했다. 외부 악재에 내성이 생긴데다 지난달 이후 매도 우위였던 외국인들이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어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도 커지고 있어 쉬어갈 타이밍이라는 의견이 많다. 밤사이 유럽과 미국 증시가 중동 지역 정정 불안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는 점도 상승폭을 늘리기에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22일 코스피지수는 10.24포인트(0.51%) 오른 2013.66으로 마감했다. 나흘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가 이어지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현물(2371억원)과 선물(5502억원)을 동시에 사들이며 지수 상승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반면 기관은 2890억원을 팔아 차익 실현을 이어갔고, 개인 투자자들은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다 50억원 매도 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최근 나흘 동안에만 6000억원 이상을 사들이는 등 매수 강도를 키우기 시작했다” 며 “글로벌 헤지펀드로 빠르게 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헤지펀드 자금은 올 들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순매도에 앞장섰던 유럽계의 자금 유출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과 헤지펀드 거점인 조세회피지역 자금은 유입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부 불확실성으로 선진시장이 상대적 약세를 보이면서 연초부터 나타났던 선진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 리밸런싱도 제동이 걸렸다” 며 “내부 유동성도 풍부해 수급은 양호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유가 등 가격 변수들의 변화에도 1분기 실적전망 하향폭이 크지 않다는 점 등에서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도 아직 살아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2000선 위로 올라선 증시가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중동, 일본, 유럽 변수 중 하나라도 해소돼야 한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4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신용불안을 줄이기 위한 합의안이 나온다면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 이라며 “국내 증시는 하루 이틀 숨을 고른 뒤 투자심리가 안정되며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대지진 여파 이후 철강 화학 자동차 에너지 관련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대표 업종인 정보기술(IT) 업종의 상대적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강세를 보이는 일부 업종에 집중되고 있어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화학 에너지 관련주들의 공통점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전가력이 상대적으로 크고, 일본 지진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점” 이라며 “글로벌 증시 전반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인만큼 당분간 이들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