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일본 대지진 이후 낙폭을 빠르게 만회하면서 과열 경보음이 속속 들리고 있다.

중동과 일본 원전 사태란 난관을 비교적 잘 극복했지만 단기 급등한 만큼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는 시점이라는 진단이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2020선을 웃돌다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숨고르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은만큼 이제 숲(시장)보다는 나무(업종, 종목)을 봐야할 때라고 권고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단기적으로 60일 이동평균선(2030포인트) 부근에서 저항받을 가능성이 남아있다"며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공격적인 매수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다만 밸류에이션(가치대비 평가) 부담이 낮아진 만큼 2000선 이하로 조정이 나타나는 경우 매수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현 시점에서 매수를 할 때는 어느 때보다 종목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대지진 이후 종목별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가 일본 대지진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선택과 집중전략이 다시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 대지진 이후에는 화학과 철강금속, 운수장비, 서비스 업종이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수급요인 외에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전가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철강금속과 에너지 업종"이라며 "반면 주요 수출주 중에서 전기전자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며 업종별 차별화가 다시 심해졌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경기가 정상화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업종과 종목별 대응에 있어서도 선별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도 "무분별한 추격매수보다는 선별적인 종목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유가강세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관련주와 정유주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달 후반으로 갈수록 어닝시즌 영향권에 진입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적개선 기대와 일본 대지진 반사이익 가능성이 높은 IT(정보기술)와 자동차(부품포함), 철강 등도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