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다국적군의 공습 후 1주일째 행방이 묘연했던 무아마르 카다피가 TV 대중연설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카다피는 리비아 국영TV에 22일(현지시각) 출연해 대중연설을 했다.그는 “우리는 항복하지 않을 것이며,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다국적군과 반군을 물리칠 것”이라고 말했다.또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지 우리는 반드시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며 결사항전 의지를 재확인했다.리비아 국영TV는 “카다피가 다국적군이 지난 20일 공습한 트리폴리의 관저앞에서 생중계로 연설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카다피는 본인의 건재를 과시했다.초록색의 리비아 국기를 흔들고 있는 지지자들 앞에 선 카다피는 다국적군의 폭격을 피하기 위해 대피 중이라는 서방언론의 보도를 의식한 듯 “나는 여기 남아 있는 것은 물론 내 집은 이곳이고,나는 내 텐트에서 머무르고 있다”며 “다국적군의 공격은 파시스트 일당의 소행”이라고 강조했다.

카다피측은 서방의 공습으로 시민군 거점인 벵가지에 대한 공격을 포기하는 대신 자신들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서부 지역에서 남은 시민군들을 소탕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이날 로이터통신은 카다피군이 연합군의 공습으로 벵가지 외곽에서 철수했지만 벵가지로 가는 관문인 아즈다비야에 진지를 구축한 채 반군의 재반격을 막아내고 있다고 전했다.로이터통신은 “카다피가 지상군 투입과 작전지휘권을 둘러싸고 서방이 분열 양상을 보이는 틈을 타 벵가지 등 일부 동부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굳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카다피군은 민간인 공격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AFP통신은 22일 반군 세력하에 있는 미스라타에서 카다피군 탱크들이 지나가는 차량에 포격을 가해 차량에 있던 어린이 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미스라타에서는 앞서 21일에만 40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으며,현지 야전병원에는 총상을 입거나 파편에 부상한 100명 이상의 중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